슈퍼스타, 그 자체다.
KIA 김도영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맞대결에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20번째 홈런을 때려냈다.
이날 김도영과 KIA 타선이 상대한 선발 투수는 한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좌완, 류현진이었다. 이번달 평균자책점 제로 행진을 펼치는 ‘코리안 몬스터’를 상대로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힘든 싸움이 진행됐다. 설상가상 선발 황동하가 조기에 5실점을 적립해 분위기를 크게 내줬다.
그때 김도영이 움직였다. 0-5로 뒤진 4회말이었다. 첫 타석 삼구삼진으로 고개를 떨궜던 그는 류현진에게 두 번 당하지 않았다. 이닝 첫 타자로 나서 1B1S 카운트에서 3구째 시속 125㎞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힘찬 스윙에 걸린 이 타구는 비거리 130m를 기록하며 챔피언스필드 중앙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프로 3년 차 시즌 만에 만들어낸 시즌 20홈런 고지 점령이다. 김도영은 데뷔 시즌 홈런 3개, 직전 2023시즌 홈런 7개에 불과했지만 올해 타격 재능을 만개시키며 가파른 페이스로 대포를 적립했다. 그 결과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0홈런에 닿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일찌감치 빚어둔 20도루 돌파(현재 22도루)까지 더해 KBO리그 역대 57번째 ‘20-20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2회 이상 달성 선수를 감안하면 선수로는 36번째 기록이다. 타이거즈 소속으로는 8명째(12번째)에 해당한다.
남다른 의미가 덧붙여진다. 만 20세 시즌을 보내는 김도영은 ‘최연소 20-20’에 빛나는 김재현(1994년·18세 11개월 5일) SSG 단장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클럽 가입을 일궜다. 23일 기준 만 20세 8개월 21일로 메이저리거 김하성(2016년·20세11개월3일)보다도 빠른 기록을 만들어냈다.
아울러 이 기록은 앞선 35명의 20-20 클럽 가입자 중 박재홍, 이병규, 에릭 테임즈만 성공했던 ‘전반기 20-20’ 기록이기도 하다. 박재홍 현 해설위원은 1996시즌(22홈런-23도루), 2000시즌(25홈런-22도루) 전반기에 이 기록을 작성했다. 이병규 삼성 수석코치는 1999시즌 전반기 23홈런-21도루를 기록했고, 테임즈는 2015시즌 전반기에 28홈런-22도루를 수놓았다. 김도영이 그 바통을 받았다.
남아있는 시즌에 기록을 부풀릴 일만 남았다. 이 페이스라면 KBO리그 역대 7번째 ‘3할 타율-30홈런-30도루’도 꿈이 아니다. 앞서 박재홍(2000년)과 이병규, 테임즈를 포함해 이종범(1997년), 제이 데이비스(1999년), 홍현우(1999년)가 영예를 가져갔던 분야다. 특히 테임즈는 KBO리그 유일 ‘40-40 클럽’ 가입자로도 이름을 날렸다. 김도영을 향한 기대치가 천장을 뚫고 치솟고 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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