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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전 국가대표 김동성 "해외 코치 거절, 인생 2회차 금메달 걸고파"…②

입력 : 2024-01-07 15:13:13 수정 : 2024-01-07 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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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동성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새벽엔 건설 현장, 주말엔 알바” 전 국가대표 김동성의 재기…① 에 이어서

 

이제는 돈보다 마음의 안정, 평화로움이 우선이다.

 

이날 인터뷰에는 매니저 역할로 동행한 인민정 씨가 함께 자리했다. 혼인신고로 정식 부부가 된 지 4년 차. 결혼 후 한 번도 부부싸움이 없었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곧 이해됐다. 

 

김동성은 “처음엔 제가 옆에서 화를 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사람이랑은 싸움이 안된다. ‘에이, 뭐 이런 거로 화를 내’라고 하는 사람이다”며 “물욕도 없다. 저 때문에 티를 안 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연애 때부터 물건을 사는 것보다 성취감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었다. 아내 덕분에 재혼 후 저라는 사람이 참 많이 바뀌었다”라고 돌아본다.

 

모두가 김동성을 떠났을 때 곁을 지켜준 사람, 지금의 아내다.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평가와 조언을 건네는 것도 아내다. 

 

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동성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김동성은 “20대 때 몇 번 얼굴만 보고, 제가 완전히 무너졌을 때 다시 민정 씨를 보게 됐다. 바닥에 떨어지면 주변 사람들도 함께 떨어지는 게 인생사라 생각하며, 세상을 원망했던 때다(웃음). 그런데 이 친구는 제 후배 한 명과 함께 제가 죽었나 살았나, 용인에서 목동까지 매일 확인하러 오더라”며 ‘나를 살린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인터뷰를 듣고 있던 인민정 씨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제 생각에는 포장된 영웅, 메달리스트였다. 주변의 칭찬과 환상 속에 살아온 게 아닌가 싶었다. 결혼을 해보니 늦은 저녁이면 ‘인사해, 김동성이야’ 하면서 전화로 친분만 과시하고 끊는 사람들이 많더라”며 “‘이 사람 정말 외로웠겠다, 진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안타까웠다. 오빠가 잘 못 살았다는 생각을 했다. ‘직언을 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었다면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 텐데’ 싶더라”라고 덧붙였다.

 

전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동성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사실 김동성은 해외에서 꾸준히 감독과 코치 역할로 러브콜을 받는 이들 중 한 명이다. 거주할 집과 차, 통역이 지원되고, 현재 한국에서 버는 수입의 몇 배를 월급으로 받을 수 있지만 언제나 대답은 ‘노(NO)’다. 덕분에 업계서도 유명한 ‘거절맨’으로 통한다. 

 

이에 김동성은 “감사하게도 꾸준히 콜이 왔다. 하지만 제가 대한민국 선수였고, 국민의 응원도 받았는데 외국에 나가서 후학 양성을 한다? 글쎄, 아직 잘 모르겠다. 미국에 잠깐 살았을 때 학원처럼 어린 한인 친구들도 있는 수업은 한 적이 있는데,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를 위한 코칭은 아직 마음에 장벽이 있다”라며 “제 개인의 성취만 생각하면 해외로 나가는 게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저는 아직까진 못 나갈 것 같다. 얼마 전에도 3개월 단기로 올 수 있냐고 연락이 왔다. 그 나라 전국체전 정도의 시합을 위해서 연락이 온 건데, 저는 안 가려고 아예 금액을 크게 불러버렸다”라고 설명한다. 

 

유튜브 ‘빙신 김동성’ 채널을 오픈했다. 이날 인터뷰에도 촬영용 고프로 카메라를 들고 온 김동성이다.

 

그는 채널 운영 목표에 대해 “지금은 제 일상을 보여드리는 브이로그다. 곧 영상을 통해 쇼트트랙을 알려드리는 재능기부 영상을 만들 거다. 스케이트를 배우고 싶은데 금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거나, 실력이 어느 순간 정체돼 이 길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친구도 있을 거다. 나중에 이런 친구들에게 재능기부로 수업을 해주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 그게 코치로서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진지한 답을 내놨다. 

 

김동성은 “뜻이 맞는 좋은 제작사 대표님을 만났다. 제가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방송을 보고 안타깝다며 편집을 하는 인건비는 재능기부를 해주신다고 했다. 영상을 통해 혹시라도 수익이 생긴다면 아이들에게 장비를 사주자고 이야기됐다”며 “계약서를 안 썼기 때문에 대표님이 볼 수 있도록 기사로 꼭 나와야 한다. 영수증 처리까지 공개할 것”이라며 웃는다.

 

이어 “저는 수업을 재능기부 하기로 했다. 제가 받은 과분한 사랑을 이제는 사회에 돌려드리고 싶다. 요즘 말로 ‘선한 영향력’의 날갯짓을 해보려고 하는 거다. 제가 40대에 들어섰는데, 인생 2회차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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