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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談談한 만남] 최준석, 왕크니까 왕귀엽다

입력 : 2023-12-29 08:14:16 수정 : 2023-12-29 09: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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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크니까 왕귀엽다’, 이 신조어가 딱 맞아 떨어진다. 덩치가 크고, 무표정일 땐 무섭다. 그런데 한 번 씨익 웃으면 귀여워서 묘하게 빠져드는 반전 매력을 갖고 있다. 

 

 

 야구 선수 출신 방송인 최준석이 최근 SBS 예능 ‘덩치 서바이벌-먹찌빠(먹자! 찌지도 빠지지도 말고)’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먹찌빠는 최준석의 첫 고정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내 몸도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외치는 덩치들이 펼치는 게임 예능으로, 단 한 명에게만 주어지는 광고 모델의 자리를 걸고 서장훈, 박나래, 신동, 이국주, 나선욱, 풍자, 이호철, 신기루, 이규호, 최준석이 기상천외한 게임 미션에 도전하는 동시에 찌지도 빠지지도 않고 현재 몸무게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는다. 지난 9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하는 게임마다 진심 다 웃긴 예능’으로 입소문 타면서 정규 편성됐다.

 

 KBO 홈페이지에서 최준석으로 검색하면 2002년부터 2018년까지16시즌동안 그가 남긴 기록이 나온다. 골든글러브 1루수상과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개인 통산 200홈런, 1200안타를 남겼다. 현역 시절에는 큰 덩치에 험상궂은 인상을 가진, 예민하고 팬 서비스가 좋지 않기로 유명했던 그였지만, 이제는 제작진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먹방과 게임을 하고, 함박웃음까지 지어 보인다. 

 

 2019년 은퇴 후 스포테이너(스포츠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로, 스포츠 선수 출신 예능인)로 변신했다. 최근엔 신생 기획사 스타디움 이엔에스로 둥지를 옮겼다. 동갑내기 절친 박대균 대표와 손잡고 본격적으로 스포테이너 활약을 예고했다. 

 

 

 -첫 고정 예능 ‘먹찌빠’는 어떤가.

 

 “격주로 촬영하는 거라 생각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 놀러 가는 기분이다. 평생 운동을 했던 편이라 (체력적으로는) 힘들지 않다. 사실 말하거나, 같이 멤버들끼리 어울려서 얘기할 때 어렵지만 점점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장훈이 형, 나래, 국주, 신동 등 이렇게 같이 어울려서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도 되게 신기하다. 그리고 멤버들이 너무 좋다. 잘 뭉쳐서 재밌게 하고 있다.”

 

 -기상천외한 게임들이 많은데.

 

 “제작진분들이 정말 대단하다. 일단은 물 게임은 무조건 한다. 나를 비롯한 멤버들이 다 크지 않나. 지금도 제일 생각나는 게 촬영장에 항상 살수차와 25톤 덤프트럭, 포크레인이 등장한다(웃음). 또 무너질 수도 있으니까 세트장을 엄청 크고, 튼튼하게 만든다.”

 

 -‘먹찌빠’ 멤버들과는 어떤가.

 

 “다 친하다. (서장훈을 제외한) 9명이 단독방을 팠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가면 찍어서 올리고, 편하게 얘기한다. 많은 예능을 해본 건 아니지만, 다른 데 가보면 처음에 슛 들어갈 때만 얘기하다가 촬영 마치면 쑥 빠지지 않나. 우린 그런 게 없다. 잠깐 쉬는 시간에도 모여서 수다 떤다. 진짜 거리낌이 하나도 없다 아, 장훈이 형은 단톡방에서 일부러 뺀 건 아니다. 카톡을 안 하신다.”

 

 -주위에서 뭐라고 하나.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여중생 조카가 한 명 있다. 내 입으로 말하긴 좀 쑥스럽긴 하지만 조카의 친구가 ‘먹찌빠에서 (내가) 제일 잘 잘생겼다. 자기 스타일’이라고 했다더라. 어린 친구들이 그런 얘기를 해서 당황스럽기도 하다.”

 

 -원래 선수 시절에도 ‘장돈건(장동건+돼지)’이라는 별명이 있지 않았나.

 

 “그랬나. 사실 지금은 야구할 때와 전혀 다르다. 선수일 때는 웃는 모습이 거의 없었다. 예능에 나가면서 굉장히 많이 웃고 있다. 주위에서는 얼굴이나 표정이 많이 좋아졌다고 얘기한다.”

 

 -선수 시절과 어떻게 다른가.

 

 “선수 때는 정말 어둡고, 인상도 많이 썼다. 성적과 기록에 신경 쓰다 보니 너무 예민했다. 핑계일 수도 있지만, 진짜 낯선 거 싫어하고, 누가 나한테 말 걸면 ‘무슨 말을 해야 하나’ 몰랐었다. 사인도 안 해주고, 사진도 안 찍어주고 불러도 쳐다보지도 않았다. 지금은 절대 그러지 않는다. 내가 팬을 찾아다니고 사진도 찍자고 하고, 사인도 무조건 해준다.”

 

 

 -‘방송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언제 했나.

 

 “어렸을 때 야구를 시작해서 프로 생활까지 28년 정도 했다. 2019년 은퇴하고 나서 우울증이 왔었다. 평생 해왔던 야구인데 딱 놓으니까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마음이 이상해졌다. 3~4개월 동안은 거의 집에만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사람들을 조금씩 만나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뭘 해야 할까’라고 생각을 했다. 그때 우연치 않게 김병현 선배한테 연락이 왔다. ‘방송해보지 않을래?’라고 하셔서 ‘기회가 되면 하겠다’라고 했다. 그게 시발점이 됐다. 2021년 ‘내일은 야구왕’에 출연하면서 카메라 앞에 섰는데 떨리는 것도 없더라. ‘조금 더 해볼까’ 하다가 박 대표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 최근 스포테이너가 정말 많은데, 자신만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생각보다 주위에서 ‘되게 귀엽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저 덩치에 저런 표정이 나온다’고. 그런 말을 들으니 자신감이 자꾸 생긴다. 리액션도 처음에는 덩치에 맞지 않게 조금 소심했다면, 이제는 그냥 호탕하게 웃는다. ‘그대로 다 보여주자’ 이런 생각을 하고 방송을 하고 있다. 솔직히 가만히 있으면 무서운 얼굴이다. (현)주엽이 형님이 ‘너 그냥 봤을 땐 무서웠는데 막상 같이 해보니까 허당끼도 있고 귀엽다’라고 하셨다. 반전 매력이 아닐까 싶다.”

 

 -초코빵 영상(더그아웃에서 초코빵을 한 입에 삼키는 모습)이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데.

 

-선수 때 저 영상이 전광판에 나오면 싫었다. 하지만 이게 어찌 됐든 내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방송 하면서 오히려 더 주목 받을 수 있고,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창원에 간 적 있는데, 어린 친구가 초코빵을 주면서 한 번만 보여달라고 하더라. 예전 같으면 절대 안했을 텐데, 웃으면서 보여줬다. 많이 좋아했다.”

 

 

 -예능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

 

 “힘든 점은 없다. 처음엔 ‘무조건 웃겨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바뀐 부분이 있다. ‘천하제일장사’에서 사각팬티 한 장만 입고 웃통을 벗으면서부터다. 박 대표한테 ‘나 이제 모든 걸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웃음). 멋있는 유니폼 입다가 씨름하면서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씨름 하려면 당연히 벗어야 하지 않나. 한 번 벗고 나니까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몸 쓰는 예능을 많이 하는데.

 

 “아무래도 운동 선수 출신이다 보니까 그럴 수 밖에 없다. 예능을 더 많이 해서 입담 쪽으로 능숙해지면 서브 MC도 노려보겠다. 롤모델이 (서)장훈이 형이다(웃음).”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야구 예능 촬영 중이다. 초보 여자 야구선수들의 성장기를 그리는 KBS N ‘치고 달리는 여자들’ 타격 코치로 합류했다. 계속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릴 것 같다. 앞에서 말한 것 처럼 MC를 하려면 지식도 많아야 하지 않나. 계속 공부하면서 아쉬운 부분을 계속 채워나가겠다. 박 대표, 일 많이 잡아와. 언제든지 일할 준비가 돼 있어.”

 

사진=스타디움 이엔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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