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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만분의 일초' 주종혁, 존재가 크리스마스 선물

입력 : 2023-12-25 16:11:00 수정 : 2023-12-25 18: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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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혁은 기자에게 꼭 만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 배우’다. 함께 일했던 스태프와 동료 배우들에게 좋은 이야기만 들려오는 사람. 모두가 그의 인성과 연기력,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칭찬하는 사람.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라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커져갈 무렵 ‘만분의 일초’가 개봉했다.

 

영화 만분의 일초(김성환 감독)는 0%의 확률을 깨뜨릴 0.0001%, 그 찰나를 향해 검을 겨누는 치열한 기록을 그린 작품이다. 검도라는 소재를 활용, 스포츠 장르 특유의 희열감과 인물들의 흔들리는 심리 스릴러를 선보였다.

 

영화는 공개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주종혁이 주인공으로 나선 작품이기 때문. 더욱이 우영우 촬영 전 먼저 캐스팅된 작품으로 알려져 기대감이 모였다.

 

주종혁이 연기한 재우는 어린 시절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과거의 시간에 자신을 가둬버린 인물로, 검도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선발전에 참가해 태수를 만나며 트라우마가 발현된다.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일념과 더불어 태수(문진승)를 뛰어넘어야만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재우의 악착같은 면모는 주종혁을 만나 송곳처럼 뾰족한 인물로 표현됐다.

 

그는 “재우는 복합적인 감정을 지닌 인물이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 태수를 향한 복수심과 승부욕 등을 가진 인물이다. 처음 대본을 읽을 땐 안쓰럽기만 했는데, 자꾸 읽다보니 인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더라”며 “누구나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지 않나. 저는 빨리 잊으려는 편인데, 반대로 안고 있는 사람도 있다. 또 표출하는 사람이 있지 않나. 재우는 안고 있던 감정을 검도에서 표현한 인물로 봤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만난 인간 주종혁은 ‘뾰족함’과 거리가 멀었다. 그가 표현한 뾰족함이 치열한 캐릭터 연구와 고민에서 나왔음을 느낀다. 

 

덕분일까. 영화는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작품상’과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 수상, 제8회 런던동아시아영화제에서 최우수 장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뿐만 아니라 제6회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남미 최대 영화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제47회 상파울루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주종혁은 “개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저의 꿈이었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2015년 독립 영화 ‘몽마’로 데뷔한 그. 주연작으로 극장 개봉은 처음이다.

 

주종혁은 “제가 독립영화로 시작을 했다. 내 영화를 개봉하는 게 꿈이었는데 꿈을 이뤄서 기쁘다. 수상 소식도 마냥 기쁘더라. 좋은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거 같아서 감사하다. 관객분들이 재우의 마음을 이해해주셔서 개인적으로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다. 영화를 통해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 순간을 잊고 싶지 않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한국 영화 최초로 검도를 주요 소재로 한 작품이다. 배우들의 기세가 느껴지는 모든 장면들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주종혁은 “쉽지 않았다. 선수들이 달리기 하는 장면이 있다. 바지가 꽤 큰데, 이게 계속 밟혀서 넘어지더라. 앞질러 가야하는데, 넘어지는 일이 많아서 그때 많이 다쳤다. 바짓단에 걸려 넘어지더라. 또 호구를 쓰면 귀가 닫혀서 소리가 잘 안 들린다. ‘컷’ 소리가 잘 안 들려서 혼자 계속 연기를 할 때도 있었다(웃음)”라고 설명한다. 

 

함께 훈련에 임한 실제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의 마음도 나타냈다. 주종혁은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대한검도관에서 훈련을 받았다. 처음에는 ‘흉내 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용인대 가서 이 친구들이 하는 걸 보고 ‘이거는 한 두달 해서는 나올 내공이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과 한 달정도 합숙을 했다. 스킬 부분은 흉내가 어렵고 기세나 마음가짐을 따라 하려고 했다”라고 말을 이었다.

 

이어 “그 친구들이 순박한 학생인데 마스크를 쓰는 순간 분위기가 바뀐다. 얌전하고 진중하고 호랑이 같은 기운을 내뿜는다. 다른 사람이 되더라. 자세와 행동, 눈빛을 배웠다”라고 거듭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 영화를 통해 얻은 것도 많다. 주종혁은 “연기를 할 때 힘을 빼야 한다는 걸 배웠다. 그동안 스스로 힘이 많이 들어갔었다. 문제를 외부에서 찾으려고 했다. 결국 저 스스로 여유로워지니까 외부 평가도 좋아지더라. 확실히 문제점을 본인에서 찾고 긍정적인 자세로 임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란다.

 

좋은 사람 옆엔 좋은 사람이 있다. 또 이 영화로 얻은 것은 사람이다. 김성환 감독 외 촬영감독·스태프들 칭찬을 이어간 그는 상대역인 문진승에 대한 칭찬도 이어갔다.

 

주종혁은 “저에게 배우 문진승은 이 영화를 통해 얻게 된 사람이다. 처음엔 잘생긴 형이었다. 첫인상이 너무 멋있었다. 너무 새로운 비주얼의 배우다. 시크한 느낌도 있고. 독일 유학파에 공대생이라는 반전 과거도 신기하고. 착하고 매력이 있는 형”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밴드 활동은 요즘 주종혁이 가장 빠져있는 취미활동이다. 

 

그는 “저의 오랜 친구들과 밴드를 하고 있다. 이름 다 적어주세요(웃음). 저는 베이스 기타고요, 보컬에 임투철, 박성준이라는 친구는 기타와 보컬, 이재연 메인기타, 드럼에 김진형, 유의태, 이재원 건반이다. 1월에 공연할 예정이다. 아직 부끄러워서 외부인은 부르지 않고 지인들만 모시고 공연을 할 건데, 밴드 이름은 아직 미정이다”라면서 밴드명 후보를 읊는다. ‘선뜻 추천하기 어려운 밴드명들이다’라는 현장의 반응에 박장대소를 터트리는 그다.

 

주종혁은 “너무 재밌다. 싸우느라 시간이 많이 간다. 지금 밴드 결성을 한지 6∼8개월 정도 지났다. 커버로만 9곡 정도 했다. 자작곡도 하나 하려고 한다. 색깔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해달라”면서 밝은 표정을 지었다. 

 

배우에게 얼굴은 유일무이한 무기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주종혁은 어떤 무기를 가졌을까. 

 

그는 “저는 박해일 선배님처럼 분위기가 뿜어져나오는 그런 상을 부러워한다. 저는 라마를 닮았고, 친근한 느낌이지 않나. 까무잡잡하니 동네서 한 명쯤 있을 법한 친근한(웃음). 그런 연기를 하고 싶기도 하다”라며 “이번 만분의 일초를 하면서 언론시사 때 감독님이 하셨던 말인데, ‘눈이 좋은 배우를 뽑고 싶다’고 하셨다더라. 그게 제 강점일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본다”라고 답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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