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스타★톡톡] "내 연애 스타일은…" 로맨스 장인 이동욱의 리얼 '싱글 라이프'

입력 : 2023-12-20 17:20:46 수정 : 2023-12-20 18:38:02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혼자가 좋은 인플루언서 영호 역
특유의 눈빛 연기로 설렘 지수↑

"그동안 저승사자‧구미호 등
사람 아닌 캐릭터를 하다보니
갑자기 현실성 있는 장르가 땡겨
'풍선껌' 이후 10년만의 로맨스
역시 '연애는 어렵구나' 느껴져"

“싱글인 서울을 봐야 하는 이유? 우리는 과거든, 지금이든, 앞으로든 모두 사랑을 하면서 살기 때문 아닐까요. 이번 영화는 모두가 공감하실 수 있는 이야기일 겁니다.”

 

배우 이동욱은 자신이 주인공 영호로 분한 영화 ‘싱글 인 서울’에 대해 이같이 말한다. ‘로맨스 장인’답게, 특유의 깊은 눈빛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그다.

 

영화는 ‘싱글에게 썸은 유죄’라며 혼자가 좋은 학원 강사 겸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이 싱글 라이프를 주제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개봉 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동욱을 만났다. 영화 촬영 후일담부터 다소 개인적인 연애관까지 솔직한 이야기를 들었다.

-작품 출연을 결정한 계기는.

 

“딱히 이유는 없다. 그동안 하지 않았던 새 장르를 하고 싶었다. 싱글 인 서울 이전에는 장르물이 많지 않았나. 저승사자, 구미호 등 사람이 아닌 캐릭터를 몇 번 하다보니 현실성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전생 이런 거 생각 안해도 되고, 1600년씩 누군가 기다리지 않아도 되지 않나(웃음).

 

애초에 같은 장르를 연달아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제 필모그래피를 보면 퐁당퐁당하는 느낌이 드실 것이다. 로맨스 장르도 ‘풍선껌’ 이후 10년 만이다. ‘오랜만에 로맨스 하는 것도 좋겠는데?’ 싶었다. 게다가 임수정 배우가 함께해주셔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로맨스 장인’이란 별명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이전 작품에서도 모두 사랑 이야기가 존재한다. 구미호든 저승사자든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지 않을까. 작품에서 사랑이란 중요한 장치다. 이를 잘 소화해서 좋은 수식어로 불러주시는 게 아닐까. 무척 감사하다.”

 

-별명과 달리 영호랑 닮은 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영호처럼 저 역시 싱글 생활이 오래됐다. 직진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현진처럼 ‘여자는 직진이지’ 하며 후진한다거나 잘못된 직진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웃음).”

 

-감독님께서 이동욱 배우를 지켜보니 진짜 싱글 같다고 하시더라. 싱글의 장점은.

 

“평범하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영화 보고 싶은거 보고.”

 

-이동욱의 싱글라이프 루틴이 있다면.

 

“일이 없을 때는 정말 획일적이다. 9시 반쯤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먹는다. 12시쯤부터 2시간 운동하고 집안일에 나선다. 늦은 점심을 먹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사적인 약속이 있을 때 밖에 나가는데 거의 집에 있는 편이다. 술은 좋아하지만 자주 마시거나 혼술하지는 않는다. 하루 마시면 2~3일 쉰다.”

-연애 세포가 죽어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맨스 장르를 촬영하며 회복된 부분은 있나.

 

“싱글 인 서울로 재활하고 있지만(웃음) 여전히 연애 세포가 죽어가는 것 같다. 오히려 ‘연애는 쉽지 않구나’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고 직업 특성상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하기도 애매하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하자니 생활반경도 뻔하고. 그래서 오래 싱글인 게 아닐까. 사실 연애 자체가 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닌 거 같다.”

 

-영호와 현진의 이야기를 보면서 느낀 점은.

 

“‘관계의 왜곡’이란 개념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이전부터 사람의 기억이란 것은 완전치 않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연애든 사람간의 관계에서든 자신이 유리한 관점으로 바라보지 않나. 결국 왜곡은 불가피한 것 같다. 영호와 현진의 이야기를 보며 나의 20대 초반의 연애도 엉성하고, 치기어리고, 바보 같았겠구나 싶었다.”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살갑거나 다정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나 자신이) 상대방의 이해가 많이 필요한 스타일이 아니었나 돌아보게 되더라. 개인적으로 연애할 때 중요한 것은 ‘웃음 코드’가 잘 맞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 같은 것에 웃겨 했을 때 가장 즐거운 연애였던 것 같다.”

 

-결혼 생각도 아직 크지 않을 것 같다.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곧’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한 가정의 가장, 구성원으로서 맡은 바 충실히 할 수 있나?’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그 정도로 성숙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일단 싱글 인 서울이 잘 되는 게 중요하다. 제 일을 열심히 잘, 즐겁게 하며 지내겠다.”

-싱글인 서울 팀의 단합이 유독 좋았다는 반응이다.

 

“우리끼리 똘똘 뭉쳐 노는 환경이었다. 박범수 감독님 성향 자체가 부드러워서 현장이 즐거웠다. 부담감을 느끼기보다 ‘오늘 가서 즐겁게 시간 보내다 와야지’ 했다. 거의 모든 배우가 비슷하게 느꼈을 것이다.

 

호흡을 맞춘 임수정 배우도 연기할 때는 뛰어난 베테랑이지만 일상에서는 현진이처럼 엉뚱하고 순간순간 귀여운 사람이다. 현장에서 목소리 크게 내는 배우도 전혀 없이 모두가 부드러운 스타일이다보니 분위기가 더 좋지 않았나 싶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며 설렜던 장면이 있다면.

 

“영호가 현진의 손을 잡고 고깃집에서 나와서 뛰어가는 장면이다. 찍을 때에도 설렜다. 날씨나 분위기도 상쾌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동네인 필동에서 촬영한 데다가, 씬도 러블리해서 기억에 남는다.”

-로맨스 장르의 매력은.

 

“많은 세대가 공감하면서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장르에 비해 마음 졸이는 게 없고 감정 기복이 큰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모두 사랑을 하면서 산다. 과거이든 지금이든 앞으로든. 영화 속 여러 공감 포인트에서 느끼고 배우는 과정이 있지 않을까.

 

나 역시 로맨스를 좋아한다. 기억에 남는 작품은 노트북이다. 두 배우의 연기와 뻔하지 않고 독특한 중간구조가 인상 깊었다. 싱글 인 서울도 그런 면이 있어서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50~60대에도 계속 로맨스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멜로 연기할 때 반응이 뜨겁다. 연기에서 중심을 두는 부분은.

 

“서사의 설득성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처럼 스며드는 사랑을 연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완전히 첫눈에 반하는 불꽃뒤는 것도 있지 않나. ‘왜 이래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성을 체크하며 연기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상대방을 바라보는 눈이 아닐까. 사랑을 표현하는 연기를 할 때 말이 많아지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두마디의 대사, 눈빛으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렇다면 이번 영화에서 눈빛을 강조한 장면은.

 

“처음 현진과 키스하기 전 집에서의 장면이다. ‘이 사람이 점점 좋아지네’라는 눈빛도 있고, ‘지금 키스해야 할 것 같은 타이밍인데’ 하는 눈빛도, ‘이후에 우리는 어떻게 될까’라는 눈빛 들을 모두 고려해 담았다.”

 

-싱글인 서울 속의 영상도 아름답다.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다면.

 

“(이번 촬영 전까지) 잠수교를 걸어서 가본 적이 없었다. 물과 가까운 낮은 곳에서 위로 바라본 한강의 야경이 무척 새로웠다. 서울역에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내려다보는 것도 좋았다. 기차가 오고가는 모습이 굉장히 규칙적이더라.”

-썸타는 단계, 시작하는 연인, 권태기에 빠진 연인 중 싱글 인 서울을 꼭 봤으면 좋겠는 대상은.

 

“모두 다 봐도 좋은 영화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썸 탈때나, 특히 권태기일 때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썸을 탈 때 보면 설렘을 얻어서 추진력을 얻을 것이고, 권태기 때 보면 우리 좋았던 시절을 돌아보면서 되돌아볼 것 같은 영화가 될 것 같다.”

 

-데뷔 25주년차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지.

 

“어느 순간부터 후회는 하되 미련은 남기지 말자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저를 반추해 후회하는 게 앞으로 나아가는 자양분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미련을 남기고 질척거리고 싶지 않다.

 

배우는 무척 행복한 직업이 아닐까. 사실 맹목적 사랑이란 것은 부모의 사랑밖에 없지 않나. 하지만 배우는 그런 사랑을 많은 분들게 받고 있다.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는 직업이 몇 개나 될까.”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