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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현의 톡톡톡] 사명대사의 칼, 포검비

입력 : 2023-12-20 11:01:40 수정 : 2023-12-20 11: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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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명당’이란 이름 석자를 들으면 무엇이 기억나실까요? 임진왜란의 승병을 이끈 스님. 이것이 제 기억의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사명당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抱劍悲-칼을 품고 슬퍼하다”를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기본적으로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을 보게 되면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라는 호기심에 이것저것 찾아보게 되쟎아요. 저는 일단 우리나라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의 양이 많지 않음에 놀랐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속 많은 내용이 사실과 부합하고 있다는 것에 한번 더 놀랐습니다. 숭유억불의 통치 이념을 가지고 있던 조선에서, 뛰어난 한 승려의 활약은 굳이 기록으로 남기고 싶진 않았던 걸까요? 의외로 그에 관한 기록은 일본에서 많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울산의 적진으로 들어가 가토 기요마사를 만나서 ‘조선 최고의 보배’를 물어보는 적장에게 큰 상금이 걸려 있는 적장의 목이 현재 조선 최고의 보배가 아니겠냐 답했다는 일화로 ‘설보화상’이란 이름으로 불렸다는 것도 사실이구요. 아무도 사신으로 가고 싶어하지 않는 일본에 방문해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만나 강화를 맺고, 잡혀간 조선 포로 3천5백여명을 데리고 귀국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러한 사실과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그 당시 권율, 이순신을 비롯한 여러 역사적인 인물들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다양하게 소설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특히 조선의 백성을 대변하는 영웅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허균에게 천민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그 이름을 거룩하게 하라면서 길위의 똥, ‘길동’으로 홍길동의 이름을 작명해주는 장면은 진짜 있을법한 매력적인 픽션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사명당의 이야기는 땀흘리는 표충비를 비롯해서 도술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고승의 모습이 있는데요. 왠지 저는 도술을 부리는 홍길동과 살짜기 겹쳐져 보입니다.

 

 불교에서는 살생을 금하지만 신음하는 중생을 구제하기 일어섰다는 유정스님. 유교의 가장 중요한 덕목도 용서라고 공자가 말했다며, 또 다른 원수를 부르는 복수 대신에 용서하는 마음을 담으라고 소설 속 그는 말합니다. 사명집에서 발췌한 한시들을 비롯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구국영웅 사명대사의 삶을 저 혼자 보기 아까워 소개드립니다. 야사에 등장하는 여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로맨스(?)도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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