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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구할 수 있다면 ‘무조건’ 봐야할…태양의서커스 ‘루치아’

입력 : 2023-11-06 13:03:50 수정 : 2023-11-06 13: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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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아트 서커스 그룹 ‘태양의 서커스’가 돌아왔다. 이번엔 1만 리터의 물을 쏟아붓는 ‘루치아’와 함께다.

 

루치아는 스페인어로 ‘빛’(luz)과 ‘비’(lluvia)를 합쳐서 만든 제목. 태양의 서커스의 38번째 오리지널 작품으로 멕시코관광공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만들어진 작품이다. 낙하산을 타고 온 여행자가 꿈속의 나라에서 만난 신비한 종족, 문화, 신화, 대자연을 목격하는 과정을 그린다. 

 

제목처럼 빛과 비의 마법이 펼쳐진다. 멕시코 문화에서 비는 대단히 중요하다. 마야 신화에 비를 관장하는 신이 두 명이나 있을 정도로 고대 마야 문명에서 비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기우제는 멕시코 설화에 자주 등장하는 의식. 아즈텍에는 트랄록이라는 비를 관장하는 최고의 신이 있었다. 아즈텍인들은 동굴에 모여 기우제를 지냈는데, 이들은 땅이 무너지면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싱크홀의 일종인 세노테가 사후세계로 통하는 신성한 관문이라 생각했다. 

 

루치아는 이 세노테를 무대 위로 끌어올려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아름다운 나비로 변신한 여성 곡예사가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대형 말과 함께 무대를 가로지른다. 이제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커스의 시작이다. 배우 50명의 활약이 파도처럼 몰아친다. 

 

트레이드밀 위에서 후프 다이빙을 하는 곡예사, 유연하게 몸이 활처럼 휘는 미녀 아크로바트(acrobats)를 공중으로 던지고 받는 근육질의 포터(poter)들, 거대한 원형 휠 아래 쏟아지는 빗줄기를 가르며 아름답게 춤을 추는 후프 곡예에 관객의 박수가 쏟아진다. 

 

6m까지 쌓아 올린 구조물 위에서 선보이는 핸드 밸런싱, 천연 우물인 세노테에서 아찔한 공중 스트랩 곡예를 펼치는 곡예사와 대형 재규어 인형의 교감을 보여주는 에어리얼 스트랩, 태양의 서커스 최초로 회전 무대 위에 설치되어 최대 10m까지 올라가는 스윙과 스윙을 이동하는 고난도 퍼포먼스 스윙 투 스윙 등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에 탄성이 터져 나온다.

 

눈여겨 볼 것은 메인 퍼포먼스를 펼치는 곡예사 옆에 함께 무대를 채우는 곡예사가 1명 이상 있다는 점. 덕분에 각 무대의 스토리텔링이 이어짐은 물론이고 어딜 봐도 무대가 꽉 차는, 눈 둘 곳 ‘많은’ 안구 호강 공연이 계속 된다. 

 

특히 최초로 ‘물’을 접목한 공연답게 곡예사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수중 퍼포먼스는 더욱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무대 위에서 떨어져 ‘페펠 피카도 커튼’이라 불리는 거대한 물줄기에서는 작품의 요소인 말, 꽃밭, 벌새 떼, 빗방울, 선인장 등의 아름다운 문양이 쏟아져 내려오며 장관을 이룬다. 이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모두 숨죽이고 집중하는 놀라운 순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물은 공연마다 정수와 재활용의 과정을 거쳐 사용된다.

 

화려한 코스튬의 아티스트들은 공연 시작 전부터 객석을 돌아다니고, 저글링 아티스트는 객석을 오가며 곡예를 선보이는 등 관객과 소통하며 재미를 더한다. 루치아는 회전 무대를 활용하여 어느 좌석에서도 곡예를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VIP석(29만원)부터 B석(7만원)까지 다양한 가격의 좌석이 마련된 만큼 어느 자리에서도 소외감 없이 무대를 관람할 수 있도록 신경쓴 부분이 가장 눈에 띈다. 

 

그레이스 발데스 예술감독은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에 “루치아는 상상 속 멕시코에 보내는 러브레터”라며 “관객은 작품 속에서 뜨거운 태양과 사막 등 전통적인 모습에서 출발해 상상 속의 멕시코로 여정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에서 공연된다. 서울 공연 이후 부산으로 무대를 옮겨 내년 1월 13일부터 2월 4일까지 신세계 센텀시티 내 빅탑에서 막을 올린다. 러닝타임 130분.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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