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을 아끼는 마음이 느껴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4-0으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매치 1-0 승리 이후 2연승을 달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팀을 위해서도 기쁘다. 지난 사흘 동안 훈련장에서 보여준 모습을 선보이면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경기장에서 제대로 나왔다. 일대일 상황에서 더 다부진 모습을 보여줬다. 훈련 때부터 했던 얘기다. 한 경기씩 치르면서 발전했다. 선수들 스스로 좋은 선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벤치에서 출발하면서 이날 주장 완장은 김민재가 찼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에게 휴식을 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경기를 온전히 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몸이 100%가 아닌 상황에서도 소속팀에서 뛰었다”면서 “손흥민은 뛰고 싶어했으나 아시안컵에서 건강한 손흥민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김민재는 갖춰진 리더다. 경기장 안팎에서 리더 역할을 잘하고 있다. 하는 행동이 어린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훈련, 몸 관리, 태도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중추적인 역할을 할 리더다. 이들뿐만 아니라 이재성, 황희찬도 잘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대승을 이끌었다. A매치 데뷔 골을 포함해 2득점하며 대승에 발판을 마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파리 생제르맹(PSG)이 이강인을 영입한 것만으로도 실력을 증명했다. 새로운 장이 열렸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압박과 부담을 갖는 상황에서 경기하고 이겨내고 즐겨야 한다. 좋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성장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강인에 대한 충고도 이어갔다. 그는 “한 선수에게 이렇게 집중적으로 환호하는 것은 새롭다. 이강인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축구 선수가 아닌 연예인급 대우를 받는데 연예인은 골을 넣지 않는다. 더 겸손하고 배고프게,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강인이 더 노력하고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 항상 즐겁다. 늘 웃음기가 가득하다”고 바라봤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대해선 손준호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박용우를 선발하면서 이 선수가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활약을 해줄 수 있는지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손준호 선수의 부재가 아쉽다. 우리가 원하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 공격적으로 선수들을 많이 배치한다면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수비진을 커버해야 한다. 중국에서의 상황이 해결돼 합류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전후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세밀함이 부족했다”면서 “후반에 나가면서 전반의 좋은 모습은 유지하면서 과감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얘기했다. 상대 측면을 공략하자고 했다. 파이브백을 공략해야 하는데 측면 뒷공간 공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 선수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프리킥까지 얻어냈다고 했다. 상대 진영에서는 자신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선수들이 잘 이행해줬다. 톱 레벨의 경기에서는 정신력이 중요하다. 피지컬과 기술은 완벽하다. 정신력을 심어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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