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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Scene] “치욕스러운 대회”, “저희가 자초한 일”… 男농구 노메달 충격, 아무도 고개를 못 들었다

입력 : 2023-10-03 15:37:14 수정 : 2023-10-03 15: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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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농구 8강전에서 중국에 패한 한국 대표팀이 침울한 표정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농구의 처참한 현주소를 확인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중국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70-84로 패배했다.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9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했던 대표팀은 도리어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노메달’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반적으로 밀렸다. 열세가 예상됐던 경기답게 외곽이면 외곽, 높이면 높이 모든 부분에서 차이가 드러났다. 라건아가 14득점 7리바운드, 양홍석이 13득점 5리바운드 등으로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추일승 감독은 “높이를 비롯해 모든 부분에서 조금씩 중국에 밀렸다. 체력적인 한계가 드러나며 중국에 주도권이 넘어갔다”며 “여러 면에서 중국이 우리를 이길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되짚었다. 이어 “(금메달) 목표를 달성 못해 죄송하다. 개인적으로도 치욕스러운 대회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선수들도 침울한 표정으로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양홍석은 “계속 첫 단추를 잘 꿰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 (패배에 대한)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며 분을 삭였다. 대표팀의 ‘에이스’ 허훈도 “저희가 못했다. 경기가 아쉽게 끝났는데 이제와 말하는 건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허훈은 “대회 준비하는 3개월간 선수들도 ‘이게 맞나’하는 아쉬운 순간이 많았다. 누구 하나의 책임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다 생각한다. 앞으로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남자농구대표팀의 추일승 감독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나 아쉬운 순간은 역시 조별리그 일본전이다. 한국은 KBL 최정예 멤버들을 내세웠음에도 2진에 가까운 일본에 제압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로 인해 8강 직행도 물 건너갔다. 바레인과의 8강 결정전을 뚫고 토너먼트에 도착했지만, 우승후보 중국을 일찍 만날 수밖에 없었다.

 

허훈은 “저희가 자초한 일이다. (그 경기를) 잘 마무리 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좀 아쉽다. 상대한 팀들 워낙 높이도 높고 길이도 좋다. 저희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고 발전해야 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달 도전이 좌절된 한국이지만 아직 대회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8강 패배팀들이 모여 5~8위 순위 결정전을 벌인다. 추 감독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한국 팬분들께 죄송스럽다. 그에 보답하기 위해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항저우=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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