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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이 선수] ‘日 라이벌’ 부상으로 단체전 기권… 반길 수 없는 안세영 “아프지 않았으면”

입력 : 2023-09-29 16:05:45 수정 : 2023-09-29 16: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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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왼쪽)과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사진=안세영 개인 SNS

 

경쟁자이지만, 우정을 나누는 친구기도 하다.

 

‘한국 셔틀콕 간판’ 안세영(21·삼성생명)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빈장 체육관에서 열린 몰디브와의 여자 단체전 8강 1경기 단식에 출전해 2-0(21-1 21-5) 승리를 거둬 대회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한국도 총합 3-0으로 몰디브를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일본, 중국을 모두 반대편 토너먼트에 두는 대진운을 안은 한국이다. 기분 좋은 승리와 함께 30일 오전 9시, 태국과 준결승을 펼친다. 여기서도 승리하면 이어지는 오후 5시, 중국-일본이 펼치는 4강전 승자와 금메달을 두고 다툴 수 있다.

 

한편, 안세영이 출격한 빈장 체육관에는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을 필두로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3위 천위페이(중국), 4위 타이쯔잉(대만)이 모두 코트에 모습을 드러낸 것.

 

빈장 체육관은 총 4개의 코트를 갖춰 동시 4경기 진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날 예정된 8강 경기가 모두 한 번에 열렸고, 1경기 단식에 각 팀 에이스가 총출동하면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된 것이었다.

 

다만 모두를 놀라게 한 부상 소식이 있었다. 타이쯔잉과 붙은 야마구치에게 문제가 생겼다. 1세트를 14-21로 패한 그는 2세트에 반격을 꾀했다. 하지만 7-4로 리드하다가 갑자기 오른발 쪽 고통을 호소했다. 응급조치를 취하고 경기를 재개했지만, 정상적으로 경기를 할 수 없었다. 타이쯔잉에게 포인트를 내주고 경기를 더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일본 벤치는 결국 기권을 선언했다. 야마구치는 눈물을 흘리며 코트를 빠져나갔다.

 

경기 승리 후 믹스트존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안세영. 사진=허행운 기자

 

20분 만에 승리하고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던 안세영도 이 소식을 접했다. 그는 “야마구치 선수가 부상으로 기권했다고 들었다. (상위 랭킹 라이벌들과) 만나면 항상 ‘헬로’, ‘Take care(몸조심해)’라고 인사를 나눈다. 이번 대회도 다들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야마구치는 안세영 커리어에서 뺄 수 없는 라이벌이다. 상대 전적도 9승12패로 다소 열세다. 다만 최근 3연승, 랭킹 1위 등극으로 전세 역전 기미가 보인다. 그런 라이벌의 부상 이탈은 안세영의 메달 가능성만 두고 봤을 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마냥 웃음 지을 수 없었다. 안세영에게 야마구치는 경쟁자면서 둘도 없는 친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따뜻한 동료애와 함께 야마구치의 쾌유를 빌었다.

 

한편 야마구치의 구체적인 부상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일본 기자에게도 혹시 들어온 소식이 없냐고 물었지만, 아직 전달받은 게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일본은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도 대만을 3-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오는 30일 중국과 준결승을 펼친다.

 

항저우=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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