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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Star] ‘인대파열’ 딛고 AG 첫 개인金, 펜싱 오상욱 “동료들 덕에 재기… 전투력 측정한 좋은 계기”

입력 : 2023-09-26 06:00:00 수정 : 2023-09-26 09: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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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욱이 금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항저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간절히 바랐던 순간이다.

 

오상욱(26·대전광역시청)은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결승전에서 대표팀 선배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을 15-7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석패를 안은 구본길도 은메달로 아쉬움을 달랬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사브르 결승에서 만났던 둘이다. 당대 최고의 검객을 맞아 젊은 패기로 맞선 오상욱은 접전 끝에 14-15, 한 끗 차로 석패했다. 깊은 아쉬움이 남았던 경기다. 자신의 병역 면제가 걸려 있었다. 물론 이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해 문제는 해결됐으나, 그와 별개로 패배가 그에게 준 아쉬움은 여전히 짙게 남아있다.

 

이번 결승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팽팽한 주도권 다툼 속에서 차분히 기회를 엿봤다. 그리고는 전반 피리어드 종료 직전부터 폭풍 9연속 득점에 성공해 쉬운 승리를 따냈다. 그렇게 오매불망 기다린 자신의 아시안게임 첫 번째 개인전 금메달로 구본길의 4연패 도전까지 잠재웠다.

 

오상욱은 “결승에서 팀 동료를 만나 마음은 편했다. 한 종목에서 팀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성적이 바로 금, 은메달 따는 것 아닌가”라며 경기 전 심경을 전했다. 이어 “형의 4연패를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진 기억이 있어 처음에 긴장을 많이 했다. 복수 생각은 없었다. 다만 이 상황에서 이기고 싶었을 뿐”이라 설명했다.

 

오상욱(왼쪽)과 구본길이 결승전을 마치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첫 개인전 금메달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그는 “이번 개인전은 2024 파리 올림픽 전초전으로 생각했고, 내 전투력을 측정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여겼다. 이런 긴장감에서 뛸 기회가 적지 않나. 영광이다”고 밝혔다.

 

큰 부상을 이겨내고 찾아온 영광이라는 점이 더 반갑다. 그는 지난해 11월 동료 김정환과의 연습경기 도중 오른 발목 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선수 생활 처음으로 장기간 피스트를 떠났다. 당시의 아픔을 극복해내고 조금씩 발돋움한 그는 이번 금메달로 결실을 맺기에 이르렀다.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큰 부상이라 재활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때 팀원들이 힘을 많이 불어넣어줬다. ‘잘한다 잘한다’ 소리를 자꾸 듣다 보니 정말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은 피치 못하게 서로 검을 겨눴지만, 다시 구본길과 손잡고 28일 열릴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 나서게 된다. 자카르타서는 자신이 놓친 금메달을 구본길이 단체전에서 만들어줬지만,  이번엔 상황이 뒤집혔다. 오상욱은 “형에게 꼭 금메달을 안겨주고 싶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항저우=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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