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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오페라의 유령' 최재림 "경력 정점? 꾸준히 활동 하고파"

입력 : 2023-09-19 16:48:57 수정 : 2023-09-20 13: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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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 상승과 함께 뮤지컬 티켓 가격도 뛰었다. 올해 상반기 티켓판매액 상위 5개 공연의 객석 최고가는 평균 19만원 수준. ‘실패 없는 관람’을 위해 관객의 선택이 신중해지는 때다. 

 

 수 많은 작품 중 어떤 작품을 봐야할지, 어떤 캐스트로 예매를 해야할지 결정이 어려운 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 있다. 13년 만에 한국인 배우로, 자막 없이 진행되는 ‘오페라의 유령’이 그것. 지난 2001년 초연 이후 21년간 단 두 차례만 성사된 한국어 프로덕션이기에 지금이 아니면 언제 공연될 지 모를 환영 같은 작품이다. 

 

 그 중에서도 최재림의 합류 소식은 티켓 예매율을 또 한 번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막을 올린 오페라의 유령 서울 공연에 유령 역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는 그다. 

 

 최재림은 “실제로 관객이 유령을 보는 시간은 길게 잡아야 28분이다. 목소리만 들리는 장면까지 합쳐도 35∼6분 정도다. 그 시간동안 이 캐릭터의 모든 서사를 전달해야 하니까 이 사람이 왜 이렇게 됐는지에 대해 잘 설명하려 했다”고 말문을 연다.

 

 작품은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오페라의 유령과 프리 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다. 유령은 한 번도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지만 크리스틴을 향한 마음만은 진심인 인물. 

 

 최재림은 “유령이 내뱉는 모든 가사가 진실이라는 가정하에, 그의 삶을 이해하려 했다. ‘태어나자마자 버림을 받았는데, 어떻게 안 죽고 살아왔지’라는 의문부터 시작했다”라며 “무서운 외형의 그가 서커스단 케이지에 갇혀 동물처럼 키워졌고, 성인이 되어 도망을 쳐서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들어온 거다. 이후 극장주들과 배우들에게 보이지 않는 공포의 군림자로서 협박 및 명령으로 자신이 원하는 예술혼을 불태워 살아오다 크리스틴을 만난게 아닐까 상상을 해봤다”면서 자신의 캐릭터 분석을 내놨다. 

 

 이어 “유령은 일방적이고 괴팍하고 극단적이면서 자기애와 자기혐오를 동시에 갖고 있는 인물이다”라며 “그럼 이런 인물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을까, 정상인의 생활을 해봤을까, 정상적인 관계를 맺어본 적이 있을까 등의 질문을 해본다. 그렇게 캐릭터를 잡아갔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유령은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 인물이다. 집착과 광기를 보이지만 끝내 크리스틴을 포기하는 그의 모습에 객석 곳곳의 눈물샘이 터진다.  

 

 최재림은 “이 극의 구조와 구조 안에 배치된 흐름을 해내면 관객의 마음을 가져갈 수 있다. 그렇게 짜여져 있다.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다 모두의 발밑에 짓밟힐 수 있는 인물이라는걸 관객도 은연중에 알게 된다”면서 작품의 완성도에 박수를 친다. 

 

 그는 “끊임없이 ‘내 흉한 얼굴 때문이야. 나의 엄마도 그래서 날 버렸어‘라며 자기를 혐오하고 부정하고, 이걸 핑계로 애원한다. 관객에게 너무나 철없고 이기적인, 떼쓰는 아이의 모습으로 보이겠나. 그럼에도 이야기가 탄탄한 덕분에 관객으로 하여금 자연스레 ‘그동안 얼마나 당하고 살았으면 혹은 무시를 당했으면 저런 행동을 할까’ 이해가 되고 연민이 생기는 거다. 그 연민이 생기기까지 연기를 하는 게 목표”라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캐스팅 1순위 배우로 떠오른 그지만 스스로 “순화 교육을 받았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은 바 있다.

 

 최재림은 “제가 자존심이 되게 셌다. ‘내가 최고고, 내가 노래 제일 잘하고, 내가 진짜 잘하는데 나는 왜 잘 안될까’ 이런 자격지심이 있었다”는 말을 꺼낸다. 이어 “그때 박칼린 선생님이 ‘너 얘네보다 연기를 잘하니, 몸을 잘쓰니’ 라며 ‘넌 잘하는 게 노래 하나인데 음악적으로 아직 영글지 못했다. 그럼 노력을 해야지’라며 폐부를 찌르셨다. 그때부터 정신을 차린 거 같다”면서 웃는다. 

 

 그는 “좋은 목소리, 성량, 음역대를 잘 쓸 수 있는 훈련을 하고, 효율적으로 울림을 내는 무대발성 등을 공부하고 노력하는 시간을 많이 썼다”고 돌아본다. 

 

 모두가 하고 싶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역할. 최재림은 유령 역을 통해 경력의 정점에 섰다.

 

 또 최근엔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 김윤범 역을 맡아 강렬한 악역 연기로 눈도장을 찍었다. 기세를 이어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도 출연하며 인지도 다지기에 나섰다.

 

 데뷔 14년차를 맞이한 그는 “앞으로 계속 쓰일 수 있게 작품 활동을 해나갈 거다. 앞으로 15년 뒤에는 매체 연기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50대에도 꾸준한 활동을 하고 싶다. 무조건 주인공을 하겠다는 마음은 없다. 그 나이에 맞는 역할이 있으면 메인에서 벗어나 전체를 감싸는 배우가 꿈이다. 업계의 어른, 선배, 선생님으로 불리며 존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위치의 사람이 되고 싶다”며 각오를 다진다. 

 

 ‘오페라의 유령’은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 중 하나로 전 세계 17개 언어로 번역돼 188개 도시에서 1억 45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작품이다.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부터 ‘밤의 노래(The Music of The Night), ‘생각해줘요(Think of Me)’, ‘바램은 그것뿐(All I Ask of You)’까지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선율의 향연이다. 

 

 이번 공연에선 ‘오페라의 유령’ 역에 최재림·조승우·김주택·전동석, 크리스틴 역에 손지수·송은혜, 라울 역에 송원근·황건하가 출연한다. 11월 17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러닝타임 150분.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 제공=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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