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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엽의 새벽편지 민 카타르] 월드컵서 고생하시는 통역사분들께

입력 : 2022-11-29 05:00:00 수정 : 2022-11-28 19: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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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이얀(카타르)=뉴시스] 백동현 기자 =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과 황인범이 27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가나와의 두 번째 경기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27. livertrent@newsis.com

 

 ‘민’. 월드컵이 한창인 카타르서 쓰는 아랍어로, 영어의 ‘From’과 의미가 같습니다. ‘김진엽의 새벽편지’를 카타르에서 한국으로 보냅니다. 시차도 마침 6시간. 하루를 마감하며 쓴 편지는 정확히 한국 새벽에 도착합니다.

 

 ‘통역사분들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일정도 이제 절반을 넘었습니다. 토너먼트가 보이는 지점입니다. 야심 차게 출발한 것과 별개로 슬슬 대회 관계자들이 지칠 시기입니다. 무사 완주를 위해 모두가 좀 더 힘을 내고 의지를 다져야 할 때입니다. 통역사분들께는 보다 많은 준비를 요청합니다.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한국과 가나의 조별리그 H조 2차전을 앞두고 진행한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대형 사고가 터졌습니다. 통역으로 인한 해프닝이었습니다. 이때 한국 언론은 물론 국내 모든 팬들의 관심사는 부상 이슈가 있는 김민재(26·나폴리)의 출전 여부였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국적 감독이기에 회견에서 포르투갈어로 이야기합니다. 이게 영어로, 그리고 개최국 언어인 아랍어와 해당 팀인 한국어로 통역되는 과정으로 기자들은 듣습니다.

 

 벤투 감독에게 김민재의 출전 여부를 묻자, 통역사는 벤투 감독이 “출전이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동석한 황인범에게 김민재의 결장을 묻는 과정에서 벤투 감독이 “통역이 잘못된 것 같다”고 바로잡았습니다. 그리곤 한국 기자들도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의 영어로 “김민재의 출전 여부는 아직 모른다.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하며 전달이 또 잘못되는 것을 막았습니다.

 

 벤투 감독이 한국 기자의 질문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잘못 말한 것일 수도 있고 정말 통역사의 실수인 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부분은 언론에 벤투 감독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통역사분들의 준비성이 조금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총 두 분이 번갈아가면서 통역을 하는데, 기본적인 축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분들이라는 점에 기자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번 김민재 사건뿐 아니라 애초 실수가 잦았습니다. 전술적인 설명을 할 때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는 아예 빼고 설명을 합니다. 심지어 벤투 감독이 손흥민, 황희찬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손, 황”이라고 말했으나 마치 황희찬을 모르는 듯 그냥 “손흥민 선수가∼”라고 설명했습니다.

 

 축구에 관심이 없다면 전문적인 용어들을 순간순간 전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용어들도 몰라서 설명할 때 당황하는 기색을 내비치는 것은 ‘프로’에게 걸맞지 않은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월드컵이라는 축구계 최고의 무대에서 감독, 선수들의 의견을 대신 전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으신 분들입니다. 당연히 해당 종목에 관심을 갖고 더 많은 준비를 해 정확하게 전 세계에 목소리를 전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하는 게 맞습니다.

 

 내달 3일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 직전인 2일에 다시 한 번 한국의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이 있습니다. 그때는 지난 두 번과는 다른 양질의 통역을 기대합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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