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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엽의 에프스토리 인 카타르] 아버지가 ‘사랑하는 우리 아들’ (나)상호

입력 : 2022-11-26 15:14:42 수정 : 2022-11-26 16: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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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풋볼(Football), 팬(Fan), 판타지(Fantasy) 등 축구를 설명할 수 있는, 알파벳 에프(F)가 첫 단어인 단어들이 많다. 심지어 지구촌 축구계 최상위 기구까지 피파(FIFA)다. 에프(F)로 공감할 수 있게 카타르월드컵의 현장 이야기를 날 것 그대로 전하는 ‘에프스토리 인 카타르’다.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누가 대한민국의 첫 골을 기록할 것 같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망설임 없이 “나상호(26·FC서울)”라고 말했다. 한창 좋았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번뜩이는 한 방을 여전히 가진 선수라고 생각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서 맡는 역할도 명확했고, 측면 살림꾼으로서 손흥민(토트넘), 황희조(이상 30·올림피아코스)의 반대편에서 벼락같은 슈팅으로 골로 만들 것이란 괜한 기대감이 들었다. 이번 시즌 서울의 홈 경기를 많이 다니며 든 느낀 바였다.

 

 막연한 생각에 그치고 싶지 않았다. 출장길에 오르기 전, 이런 나상호에게 보다 힘을 실어주고 싶단 생각에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며 부모의 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에프스토리의 키워드는 가족(Family)이다.

 

 자식을 운동선수로 키우는 건 물론, 프로까지 만드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바늘구멍’이란 표현으론 그 노고와 고생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힘들게 만드는 프로 중에서도 최상위 선수만 달 수 있다는 태극마크를, ‘우리 멋진 아들’ 나상호가 해냈다. 그것도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자랑스럽다는 말로는 그 감격을 다 채울 수 없다. 나상호 아버지 나영채 씨는 “월드컵은 꿈의 무대다. 거기까지 생각도 안 했고 예상도 못 했는데 함께 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웃었다.

 

 어린 시절 나상호는 어떤 아들이었을까. “어렸을 때 공부도 잘했다. 착실하고 성실했다. 자신감도 강하고 목표 의식 역시 뚜렷했다. 프로 선수가 되겠단 목표가 확실했다”며 “상호가 크는 동안 내가 한 것은 없다. 상호가 감내하며 결정을 해왔다. 난 그저 서포트만 해왔다. 다행히 올바른 길로 잘 컸다”고 말했다. 특별히 힘들이지 않고 알아서 잘 커 줬다며 아들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월드컵에 임하는 아들에게 특별히 해준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 가진 것의 120%를 해야 골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16강에 꼭 가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나 씨는 “평소 표현을 잘 못 했다. 이 자리를 빌려 사랑한다고, 포옹도 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나상호의)아버지라서 너무 기쁘다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여느 부자 사이처럼 말보단 무언의 신뢰가 느껴졌다.

 

 일찍이 한국에서 전한 나 씨의 진심이 전해졌을까. 나상호는 지난 24일 우루과이와의 H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 깜짝 선발 출격, 맹활약까지 했다. 가진 것을 다 쏟아내기 위한 노력이 느껴지게 뛰었다. 그동안 ‘파울루 벤투 감독이 왜 기용하는지 이해 안 가는 선수’라는 팬들의 평가를 받았으나 우루과이전에선 ‘왜 벤투 감독이 쓰는 선수인지 알겠는 선수’로 180도 평가가 바뀌었다.

 

 

 기세만 잘 잇는다면 28일 가나와의 2차전에선 득점포도 가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들이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나 씨는 그 모습을 상상한 뒤 “쉽진 않겠지만 골을 넣는다면 가슴이 벅찰 것 같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을 것 같다”며 “아들뿐 아니라 대한민국 선수 모두 힘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화이팅!”이라고 답했다.

 

 나 씨는 지난 우루과이전에 이어 가나도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을 찾아 아들을 응원할 예정이다. 나상호는 한국에서 멀리 카타르까지 날아온 가족들 앞에서 강력하게 포효할 수 있을까.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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