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가요계는 태연, 레드벨벳, (여자)아이들 등 여성 가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신인 걸그룹 3강 체제다.
‘떡잎부터 다른’ 경력직 신인, 대형 기획사의 철저한 계획하에 탄생한 신인 걸그룹들이 4세대 걸그룹 경쟁에서 한 발짝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데뷔한 아이브가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발매 후 일주일 간의 판매량) 기록을 세웠다면 케플러와 엔믹스가 차례로 기록을 깨며 흥미로운 경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데뷔한 아이브(유진·가을·레이·원영·리즈·이서)는 멤버 전원 2000년대 생으로 구성된 6인조 걸그룹이다. 가요계의 ‘베스트 일레븐’이 되고자 한 마음을 담아 데뷔 앨범 ‘일레븐(ELEVEN)’을 내놨다. 동명의 타이틀곡 ‘일레븐’은 데뷔와 동시에 음원사이트를 휩쓸었고, 이 기세를 몰아 5일 새 앨범 ‘러브 다이브(LOVE DIVE)’를 발표했다.
데뷔앨범 ‘일레븐’으로 초동 15만장을 넘어선 아이브는 데뷔 7일만에 음악방송 1위에 오르고, 데뷔 앨범으로 총 13관왕의 기록을 썼다. 아이즈원으로 활동안 장원영, 안유진의 팬덤의 영향도 있었지만, 대중성까지 거머쥐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러브 다이브’로 상승세를 굳힐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10월 엠넷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을 통해 선발된 9인조 프로젝트 걸그룹 케플러(김채현·휴닝바히에·최유진·김다연·서영은·강예서·에자키 히카루·사카모토 마시로·션사오팅)는 1월 3일 데뷔앨범 ‘퍼스트 임팩트(FIRST IMPACT)’로 데뷔했다. 지금까지 ‘엠넷표 오디션’에서 만들어진 선배 가수들이 그러했듯, 케플러도 등장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외국 국적의 멤버들이 포함됐을 뿐아니라 글로벌 투표로 선택된 만큼 해외 K팝 팬덤의 반응도 뜨거웠다. 초동(발매 후 일주일 간 판매량) 20만 장을 넘어서며 역대 데뷔 걸그룹 초동 기록을 다시 썼다. 데뷔일 하루에만 15만 장을 팔아치우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지난주부터는 엠넷 ‘퀸덤2’에 출연해 쟁쟁한 선배 가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원더걸스를 시작으로 있지(ITZY)까지 ‘걸그룹 명가’ JYP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7인조 걸그룹 엔믹스(릴리·해원·설윤·지니·배이·지우·규진)도 성공적이다. 엔믹스는 나우(now), 뉴(new), 넥스트(next), 미지수 엔(n)을 뜻하는 문자 ‘N’과 조합, 다양성을 상징하는 단어 ‘믹스(MIX)’를 합성해 ‘새로운 시대를 책임질 최상의 조합’이라는 의미의 팀명. 보컬, 댄스, 비주얼 삼박자를 갖춘 일곱 멤버는 두 가지 장르를 합한 ‘믹스 팝(MIXX POP)’곡 ‘오오(O.O)’로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엔믹스는 일찌감치 K팝 팬덤의 주목을 받아온 그룹이다. 엔믹스를 위해 JYP는 스쿼드(SQU4D)라는 본부를 신설해 총력을 기울였다. 멤버도 팀명도 베일에 싸인 채 예약판매한 ‘블라인드 패키지’조차 선주문 6만장을 돌파하며 관심을 증명했다. 여기에 힘입어 지난 2월 발표한 데뷔앨범 ‘애드 마레(AD MARE)’는 초동 22만 7000여 장을 기록했다. 이는 앞선 두 걸그룹이 세운 기록을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아이브, 케플러, 엔믹스의 불꽃튀는 경쟁 속에 출격을 데뷔중인 걸그룹도 있다. 먼저 MBC 오디션 프로그램 ‘방과후 설렘’의 데뷔조 클라씨(CLASS:y)다. 지난 2월 ‘방과후 설렘’ 최종 경연을 통해 탄생한 7인조(원지민·김선유·명형서·홍혜주·박보은·김리원·윤채원) 클라씨는 평균연령 만 16세를 자랑한다. 방영 당시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 정상을 고수한 지상파 오디션 프로그램의 수혜를 받아 인지도를 높였다. 정식 데뷔에 앞서 각종 음악방송에 출연해 무대를 선보이고 팬미팅을 여는 등 활발한 팬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다.
점차 베일을 벗고 있는 신인 걸그룹 르세라핌의 등장도 지각 변동을 예고한다.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이 협력해 론칭하는 첫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은 ‘아임 피어리스(IM FEARLESS)’를 애너그램(문자의 배열을 바꾸어 새로운 단어나 문장을 만드는 놀이) 방식으로 만든 이름으로, 세상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자기 확신과 강한 의지를 내포한다. 하이브의 첫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멤버들의 합류로 데뷔 전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방시혁 의장이 르세라핌의 데뷔앨범 총괄 프로듀싱을 맡아 음악적 완성도에 거는 기대도 크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 각 소속사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