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슬럼프가 길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쳤다. 연습으로 틀을 깼고, 결국 유재학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모비스 포워드 김국찬(26)은 “힘든 시간 끝낼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국찬은 지난 몇 년 사이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동시에 걸었다. 지난 2020년 유재학 감독의 기대주로 손꼽혔다.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팀 구성상 유 감독의 구상에는 김국찬의 활동량이 꼭 필요했다. 그러나 시작과 동시에 계획이 산산조각이 났다. 11월 8일 KCC전서 송교창과 충돌한 후 전방 십자인대 파열을 진단받았다. 이전에 다쳤던 부위를 그대로 다치는 바람에 충격이 컸다. 시즌 아웃 판정을 받고 약 1년 동안 재활에만 매진했다. 김국찬은 “처음에 복귀했을 때 무섭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는 플레이 스타일인데 많은 제약이 생겼다”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후유증 없이 코트로 돌아왔다. 지난 12월에는 경기당 평균 10.1득점도 기록했다. 유재학 감독은 팀의 중요한 득점 루트로 김국찬을 언급하면서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공언까지 했다. 그러나 상대 견제는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쳤다. 격리를 위해 남들보다 더 일찍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마음은 조급해졌고, 몸은 무거웠다. 김국찬은 “아직 몸은 준비가 안 됐는데 욕심을 냈다. 나의 장점이 있는데 스스로 의심해서 나 자신을 깎아 먹었다. 움츠러들었고 제 실력이 나오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연습으로 잡생각을 떨쳤다. 격리를 마친 뒤 일정상 휴식기에 접어들었는데 연습에만 매진했다.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아도 감각을 되찾는 일이 시급했다. 신인 김동준과 함께 시간을 쏟았다. 김국찬은 “복귀 이후 훈련량을 많게 가져가면 무릎이 붓고 훈련을 안 하면 경기력이 떨어졌다. 4~5라운드에 경기력이 안 좋을 때는 더 심했다”며 “시간이 해결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원래 연습을 많이 해야 슛 감을 찾는 편이라 그냥 해보자 해서 했는데 그게 잘 됐다”고 했다.
지난 6일 삼성전에서는 리듬도 되찾았다. 유 감독은 “국찬이가 살아나야 한다”고 했는데 보란 듯이 맹활약했다. 기록을 떠나 다시 상승일로에 접어들었다는 일만으로도 대만족이다. 김국찬은 “내가 그동안 잠들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난 힘들었던 시간을 끝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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