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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흔든 슈퍼리그, EPL 구단 탈퇴로 결국 잠정 중단

입력 : 2021-04-21 21:59:00 수정 : 2021-04-21 23: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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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유럽을 넘어 지구촌 축구계를 흔들었지만 결국 잠정 중단한다. ‘핫이슈’였던 유러피언 슈퍼리그(ESL) 이야기다.

 

 ESL 측은 21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ESL은 유럽 축구의 현재 상황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확신한다. 현재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새로운 유럽대항전을 제시했다”며 “우리는 프로젝트를 개선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조치를 다시 생각해야만 한다”며 잠정 중단을 알렸다.

 

 ◆ ESL이 뭐길래

 ESL의 역사는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빅클럽들과 유럽축구연맹(UEFA)이 챔피언스리그(UCL) 개편을 놓고 다퉜다. 빅클럽들은 더 많은 분배금을 요구했다. 이때 빅클럽들이 UEFA에서 떨어져 나와 직접 주관하는 대회인 ESL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구단 측의 입김이 거세지자 UEFA는 분배금 증액, 경기일 및 출전팀 수 확대 등에 합의했다.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빅클럽들과 UEFA 사이의 문제점은 계속 나왔다. 경기일 증가에 따른 부대비용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 과정에서 빅클럽들은 더 힘을 키우기 위해 유럽클럽연합(ECA; European Club Association)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양측의 팽팽한 대립은 꾸준하게 이어졌는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결정타였다. 소위 사이즈가 큰 팀일수록 재정적으로 큰 손해를 입었다. 결국 ECA 내 핵심 빅클럽들이 ESL을 다시 꺼내 들었다. 불투명하며 사실상 독점인 UEFA가 아니라 자신들이 직접 대회를 운영하며 수익적 극대화를 정조준했다. ESL이 지난 19일 탄생한 배경이다. 

 

 

 ◆ ESL 창단 구단들이 비난을 감수하는 이유

 ESL에는 토트넘홋스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첼시, 아스널(이상 잉글랜드), AC밀란, 인터밀란, 유벤투스(이상 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등 총 12개 구단이 창단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후폭풍이 거세다. ESL에 참가하지 못한 팀들은 물론 UEFA, 국제축구연맹(FIFA)까지 나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ESL 참여 구단 12개 팀 팬들도 축구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를 반대했다. ‘그들만의 리그’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데도 ESL이 출범을 강행하는 것은 금전적 이유 때문이다. UEFA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뿐 아니라 천문학적인 돈방석에 앉게 된다. ESL 측은 “새로운 대회 창설에서 클럽 분배금 총액은 100억 유로(약 13조4419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때문에 운영이 어려워진 구단에 단비와도 같은 액수다. 

 

 

 ◆ 그런데 왜 갑자기 잠정 중단?

 거센 비난에도 뜻을 굽히지 않던 ESL이 출범 선언 후 약 48시간 만에 잠정 중단했다. 잉글랜드 6개 구단이 ESL 탈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FIFA, UEFA 등의 강력한 제지가 있었다. 이들은 ESL에 참가하는 구단들의 국내외 리그와 국제대회 참가를 금지하고 해당 구단 소속 선수들은 국가대표팀에도 뛸 수 없다며 엄포를 놓았다.

 

 잡음이 거세지자 소속 선수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구단 수뇌부가 진행한 일이라며 개인 SNS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각 리그 국가 축구기관은 물론 정부에서도 반대했다. 영국의 경우 잉글랜드축구협회 회장을 맡은 윌리엄 왕세손까지 힘을 보탰다. 결국 잉글랜드 6개 구단은 21일 ESL 탈퇴를 공식화했다. 토트넘 소속으로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불발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던 손흥민(29)은 혹시 모를 변수에서 벗어났다.

 

 절반가량이 갑작스레 이탈하자 ESL도 한발 물러섰다.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했으며 세계적인 팬을 보유한 EPL 구단들이 빠지는 것은 ELS에도 큰 타격이다. ESL은 여전히 자신들의 계획과 비전, 목표가 틀리지 않았음을 강조하면서도 “개선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조치를 다시 생각해야만 한다”며 잠정 중단한 후 새판을 짜겠다고 알렸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E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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