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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도 슬퍼도, 류현진은 웃었다

입력 : 2020-09-03 12:51:22 수정 : 2020-09-03 13: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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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에이스가 승리를 안겨줬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지키는 ‘괴물’ 류현진(33)이다. 고군분투 끝에 웃었다.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2020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6이닝 5피안타 1실점(1자책)으로 호투, 시즌 3승(1패)을 챙겼다. 시즌 4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했다. 평균자책점도 2.92에서 2.72로 낮췄다. 전체 18위, 아메리칸리그 8위, 동부지구로 한정하면 압도적 1위다.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개막 후 2경기(1패 평균자책점 8.00)에서 흔들리며 우려를 낳았던 것도 잠시. 곧바로 제 궤도를 찾았다. 8월 5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29의 위력투를 과시했다. 이날까지 6경기 연속 5이닝 이상 1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치는 중이다. 구단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5경기 연속이 최다였다. 1983년 데이브 스티브, 1997년 로저 클레멘스, 그리고 2005년 로이 할러데이가 주인공이다. 당당히 토론토 에이스 계보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외로운 싸움이었다. 야수진의 집중력이 아쉬웠다. 방망이는 무거웠고 수비, 주루 등에서도 어설픈 플레이가 속출했다. 4회까지 세 차례나 주루사를 범했다. 2회 수비는 더욱 아찔했다. 콜플레이 미숙으로 브라이언 앤더스의 뜬 공을 우전 안타로 만들어준 것이 시작이다. 이후 코리 디커슨에게 2루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를 노렸지만 2루수 조나단 비야의 악송구가 나왔다.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무사 1,2루 실점 위기를 2루수 땅볼과 2개의 삼진으로 극복했다.

 

 

사실 컨디션이 최상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하이패스트볼이 잘 먹히지 않았다. 단 하나의 헛스윙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대신 변화구에 집중했다. 삼진을 잡은 결정구 모두 변화구였다. 투구 분석을 살펴보면 이날 99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포심 패스트볼은 26개 던졌다. 체인지업이 27개로 더 많았다. 여기에 커터 22개, 커브 12개, 투심 패트스볼 12개 등 다양한 구종을 활용했다. 6회 커터가 한가운데 몰리며 장타를 맞긴 했으나 그 외에는 예리하게 꽂혔다.

 

 올해 삼진 비중이 높다는 부분도 흥미롭다. LA다저스 시절 맞춰 잡는데 주력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날만 해도 8개의 삼진을 뺏어냈다. 시즌 전체로 보면 48개. 9이닝 당 10.05개로 빅리그 데뷔 후 가장 높은 탈삼진율이다. 이 부문 아메리칸리그 7위다. 팀 사정을 나타내는 단면이다. 안정된 전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까닭에 스스로 해결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만큼 투구 수가 많아지는 등 고충이 있지만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찬사가 쏟아진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의 키컨 매티슨 기자는 “류현진은 제 몫을 다했다. 가장 뜨거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라고 극찬하며 “토론토 선수 절반은 류현진에게 빚졌다. 저녁 식사를 대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찰리 몬토요 감독 역시 “류현진이 왜 에이스인지 보여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구단은 공식 SNS에 류현진의 사진을 올리며 “손도 못 댈 걸”이라고 적었다. 정작 류현진은 “노력하다 그런 것”이라며 동료들을 감쌌다. 토론토가 지난겨울 거액의 투자를 아끼지 않은 이유를 또 한 번 증명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 (류현진이 고군분투 끝에 값진 1승을 추가했다. 사진은 역투 중인 류현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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