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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가수 비, 새로운 ‘중고 슈퍼스타’의 탄생

입력 : 2020-05-31 09:00:00 수정 : 2020-05-31 10: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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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에서 또 새로운 ‘중고 슈퍼스타’가 등장했다. 새롭게 얼굴을 알리는 스타가 아닌 예전부터 활동해 왔지만,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야인시대 ‘사딸라’의 주인공 김영철, 묻고 더블로 갔던 김응수 그리고 탑골 가요의 중심 양준일의 바통을 이어받아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그는 월드스타로 불리던 가수 비다.

 

위의 네 명의 공통점은 요즘 발표하거나 나왔던 작품이나 노래가 아닌 예전의 일로 이슈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에 하나 덧붙여 가수 비는 약간의 각이 좀 다르다. 오히려 가수로서 치명적일 수도 있었던 조롱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가 발표했던 ‘깡’이라는 노래는 시대에 뒤처진 옛 감성의 가사와 조금은 이상해 보였던 춤으로 반응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역대급 반전이 일어난 것은 댓글이다. ‘깡이라는 노래는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노래에 달린 댓글로 새로운 웃음을 선사했다는 것이다. 

 

처음엔 원색적인 비난이 많았다. 이런 수준의 노래로 컴백할 수 있는 ‘깡’을 표현한 노래라는 둥 주변에 말리지 않은 사람들이 더 나쁘다, 갑자기 화려한 조명이 나를 왜 감싸냐, 깡은 케이팝의 백신이요 예방접종이다, 바닥을 기어가는 춤을 보고는 우리 집 강아지 다리 다쳤을 때 저랬다는 등의 비난이 난무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유입돼 놀이의 문화가 되면서부터 글들을 살펴보면 센스가 철철 넘쳐흐른다. 아이디 ‘김태희’로 ‘오빠 하고 싶은 거 그만해’라는 글에서 일단 한번 쓰러져 버렸고 ‘불호의 명곡’ ‘화려한 조명 평생 압수’ ‘시대를 뒷 선 천재’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센스와 재치로 큰 웃음을 만들어 내고 있다. 비의 영상에 댓글을 다는 것을 ‘1일 1깡’이라는 유행어로 승화됐고 이제 더는 공개코미디의 판이 필요 없을 정도의 큰 웃음판이 되었다.

 

비는 자신을 향한 조롱일 수도 있는 지금의 현상을 쿨 하게 받아들이고 ‘1일 3깡은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아침에 감자깡 점심엔 새우깡 저녁엔 고구마깡 즉 ‘1일 3깡’ 컨셉으로 오히려 네티즌들이 농심 광고주에게까지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말이 쉬워 내려놓음이지 한때 슈퍼스타였던 그에게는 쉬운 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본인을 놀이감으로 삼아달라는 말 한마디로 그는 또다시 본인을 슈퍼스타 반열에 올릴 수 있는 예열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이래서 비가 월드 스타였던 것일까 아니면 정상에 올라 가봤던 자의 여유인 것일까라는 생각도 하게 한다. 생각해 보면 개그맨인 나도 조롱을 견뎌내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인가 한 수 배우게 됐다. 자신을 희생시켜 다른 사람에게 기쁨과 웃음을 선사하는 일을 주저 없이 행하는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B급이 아니라 이제는 새로운 가수 비의 ‘급’이 됐다.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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