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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과 게이치, 누가 이겨도 승자는 하빕이다

입력 : 2020-04-08 18:20:00 수정 : 2020-04-08 18: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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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이보다 더 재미있는 싸움 구경이 있을까.

 

 오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UFC 249 메인이벤트에서 토니 퍼거슨(36·미국)과 저스틴 게이치(32·미국)이 맞붙는다. 맞대결의 승자는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러시아)와 벨트를 걸고 맞붙는다. 그런데 싸움이 열리기도 전에 하빕은 웃고 있다. 강력한 도전자 중 한 명을 힘을 들이지 않고도 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이번 메인이벤트는 하빕과 퍼거슨의 맞대결이었다. 앞서 두 차례씩 부상을 당하면서 네 번이나 맞대결이 무산됐는데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이 꼬였다. 미국 내 확산세가 빨라 뉴욕에서 개최가 어려웠고 UFC 사무국이 대체 경기장을 알아보는 사이 하빕은 훈련 중 러시아로 돌아갔다. 이후 자국의 국경봉쇄 조치에 발이 묶였고 대진 포기를 선언했다. UFC는 게이치를 하빕의 대체자로 내세웠고, 미국의 외딴 섬에 경기장을 마련해 UFC 249를 진행하기로 했다.

 

 ‘도망자’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승리는 하빕의 몫이다. 이번 메인이벤트에서 한 명의 도전자를 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하빕의 대진이 취소되면서 마련된 퍼거슨-게이치의 맞대결은 잠정 타이틀매치다. 승리하는 자가 하빕과의 벨트 쟁탈전을 벌일 수 있다. 퍼거슨은 라이트급 랭킹 1위, 게이치는 4위다. 만약 UFC 예정대로 일정이 진행됐다면 하빕은 퍼거슨을 꺾어도 게이치라는 도전자를 언젠가 한 번은 더 마주해야 했다. 그런데 두 명을 모두 상대할 일 없이 한 번만 싸워도 되는 상황이다.

 

 퍼거슨과의 타이틀전이 다시 마련된다 해도 하빕에게는 이득이다. 퍼거슨은 한국 나이로 37세다. 젊은 선수들에 비해 생체 시계가 더 빠르게 돌아간다. 일전을 마치고 회복하는 데만 몇 달이 걸린다. 몸 상태를 다시 끌어올리고 전략까지 새로 구상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상대가 게이치라 해도 철저히 휴식을 취한 하빕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번 메인이벤트는 무관중 경기이지만 다음 매치는 팬들의 함성과 함께할 가능성도 크다.

 

세기의 대결보다 힘이 빠진 매치이지만 하빕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는 메인이벤트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

 

사진설명: UFC 249 타이틀매치 대진 포기를 선언한 하빕이 어느 때보다 행복하게 경기를 지켜볼 전망이다. 사진은 하빕이 펀치를 날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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