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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내를 죽였다’ 배우 이주진 “이시언은 내 길라잡이”

입력 : 2019-12-28 16:03:44 수정 : 2019-12-28 16: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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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주진이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배우에게 외모는 자산이다. 10대부터 노년까지, 에너지와 꿈, 절망과 좌절 다양한 캐릭터의 모습과 감정을 담아야 하는 그릇이기 때문. 

 

 그런 의미에서 이주진은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의 자산을 가진 인물이다. 흔히 말하는 ‘꽃미남’과의 인물이 아니다. 이주진은 진한 쌍꺼풀에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미소년 풍의 배우들과 결을 달리한다. 핸디캡이 아니다. 덕분에 그는 배우의 한계를 규정 짓는 역할의 족쇄가 없다. 꽃미남으로 분류되는 배우들이 그토록 부르짖는 연기변신에 있어서 무한변주가 가능하다. 어느 날은 듬직하고 마음 따뜻한 이웃의 모습이다가, 또 어떤 날은 속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런 이웃이 된다다. 

 

 이주진의 수 많은 얼굴 중 하나가 박진수다. 이주진은 11일 개봉한 영화 ‘아내를 죽였다’에서 주인공 채정호(이시언)의 대학 동창이자 사건 전날 밤 채정호의 행적을 알고 있는 박진수 역을 맡았다.

 

 그는 “전날 밤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기억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내용의 스릴러 영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아내를 죽였다’는 이주진의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그는 “영화배우가 정말 되고 싶었다. 스크린을 보고 배우의 꿈을 꾼 사람이다”라며 미소를 짓는다.  

 

 박진수는 영화 초반 주인공의 혼란스러움을 받아주고 상황이 전개되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그는 “진짜 내 입장이 되어서 연기했다. 날 만나러 나온 친구가 갑자기 아내를 죽였단다. ‘뭐라고?’라며 깜짝 놀랄거다. 머리로 계산하는 연기가 아닌 이시언 형님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주진이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덕분에 대본 속 박진수보다 훨씬 더 입체적인 인물이 만들어졌다. 이주진은 “처음 인물 소개글에 ‘헌신적으로 채정호를 도와주는 인물’이라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친구의 와이프가 죽었다는데 허허실실 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내 친구가 이런 일을 당하면 나는 어떤 마음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친구를 위하는 마음이 더 클까, 내 안위가 걱정될까 하면서”라며 캐릭터 분석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정후는 거칠고 남자다운 인물이다. 진수는 그걸 동경하는 소심한 사람이고. 그래서 저는 진수라는 인물을 소극적이고 겁이 많은 인물로 설정했다. 경찰이 수사를 해오고, 친구가 연락을 하고. 나는 그 곤란한 감정을 갖고 연기했다. 의리는 있지만 소극적이고 겁이 많은 인물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시언은 최근 스포츠월드와 만난 자리에서 이주진에 대한 칭찬을 늘어놨다. 골자는 연기를 사랑하고 고민이 많은 신인이라는 것.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이주진은 “맨땅에 헤딩하듯 연기에 입문했다. 현장 경험이 부족했던 시기에 이시언 형님을 만난거다. 저 혼자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조금씩 풀어냈고, 형님이 많은 답을 줬다”며 입을 뗐다.  

 

 그는 이시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나타내기도. 이주진은 “촬영이 없어도 현장에 나갔다. 시언이 형이 너무 외로워 보이더라. 주연으로서 극을 끌고 간다는 건 보통일이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친해졌다. 나중에 저도 이런 왕관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까란 생각도 해봤다. 인간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제 인생의 길라잡이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배우 이주진이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이주진은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뒤 대기업에 입사했다. 32살, 안정적인 생활을 뒤로하고 회사에 사표를 낸다. 그리고 연기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회사를 다니다 휴가를 갔다. 미국 마이애미 여행을 갔는데, 이곳이 쿠바랑 가깝다. 그래서인지 제가 간 여행지에 쿠바에서 넘어온 이주민들이 많더라”며 “분명 현실적으로 힘든 생활일텐데 다들 표정이 밝았다. 여유를 즐기며 재밌게 사는 모습을 보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고, 그 길로 사표를 쓰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결정인 듯 하다”라고 회상했다. 

 

 나는 스타가 되려고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우진. 그는 연기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이야기 했다.

 

 “유명한 스타배우가 되겠단 마음이었다면 중간에 그만 뒀을수도 있다. 지금 제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를 나와서 배우가 된다고 했을 때 스스로 질문을 던진 게 ‘10년동안 수입이 거의 없을 수도 있는데 할 수 있느냐’라는 것이었다. 제 대답은 ‘할 수 있다. 버틸 수 있다’였다. 마음이 조급하지 않다.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면 오래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화려하지 않아도 은은한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제 꿈이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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