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손잡은 SKT·카카오, 중복되는 4개 분야 어떻게?

입력 : 2019-11-03 18:20:36 수정 : 2019-11-03 18:20:33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3000억 지분 맞교환…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겹쳐 / ‘시너지 협의체’ 구성해 소통… “협력 통해 글로벌 공룡과 싸울 것”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최근 3000억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고, 미래 ICT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텔레콤·카카오 제공

[한준호 기자]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손을 잡았지만 협력이 잘 될 것인가에 대한 업계 의구심은 가시질 않는다. 바로 두 회사가 각기 보유한 플랫폼부터 서비스 및 콘텐츠가 겹치는 부분이 많은 까닭이다.

그래서 두 기업이 함께 협력하기로 하고 각기 주식까지 사들이며 투자에 나선다는 소식이 업계에 미친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내부 관계자 역시 “철저한 보안 덕분에 발표 당일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일단 SK텔레콤과 카카오가 30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었다는 게 주요 골자다. SK텔레콤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각기 보유하게 된다. 또한 통신, 커머스, 디지털 콘텐츠, 미래 ICT(정보통신기술) 등 4대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들 4개 분야에서 두 회사의 겹치는 부분이다. 통신에서는 카카오의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과 보이스톡이 SK텔레콤의 문자 서비스와 전화 서비스와 겹친다. 커머스 역시 SK텔레콤은 또 다른 SK그룹 계열사인 SK플래닛의 11번가와 카카오의 ‘쇼핑하기’와 ‘메이커스’ 등과 부딪힌다. 디지털 콘텐츠 역시 카카오의 멜론, SK텔레콤의 플로 등 음악뿐만 아니라 영상 콘텐츠나 영화 등의 서비스가 중복된다. 미래 ICT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각기 추구하고 있는 사물인터넷 서비스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 등에서 SK텔레콤과 카카오는 비슷한 기반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다.

결국 각기 소유한 비슷한 내용물로 인해 두 회사의 협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전혀 다른 회사지만 지향하는 바가 비슷해서 사업 영역이 겹치는 부분이 많은데, 지분 교환까지 했으면 뭔가 크게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인데 과연 이러한 중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결국 소통이 중요하다. 두 회사는 이를 위해 ‘시너지 협의체’를 새롭게 구성해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대표 역할을 수행하면서 정기적인 협력 및 의사소통을 이어간다.

겹치는 분야 중 어느 곳에 좀 더 무게를 두고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낼지에 대한 복안도 제시돼 있다. 두 회사가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SK텔레콤은 통신과 서비스, 카카오는 플랫폼과 콘텐츠 영역에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이라는 문구가 그것이다. 두 회사가 각자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인정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그런데도 일단은 두 회사의 기존 사업 분야는 계속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겹치는 서비스들은 그대로 선의의 경쟁을 하지만, 미래 기술 혹은 서비스에서는 양사가 시너지를 내서 양질의 콘텐츠 혹은 서비스를 낼 수만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정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두 회사의 동맹은 강대한 해외 기업들의 거센 공격 때문이다. 내부 관계자는 “두 회사가 가장 공감했던 게 넷플릭스, 구글, 유튜브 등 글로벌 대형 공룡 기업들의 공세 속에 혼자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고 귀띔했다.

실제 검색 시장과 동영상 분야에서는 유튜브가 국내 포털을 일찌감치 제친 지 오래다. 넷플릭스의 파상 공세로 동영상 콘텐츠 시장 역시 토종 VOD 업체들이 밀려나고 있다. 기업 혼자서는 이러한 공세를 막아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힙을 합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형성되는 중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은 “카카오와의 이번 파트너십은 미래 ICT의 핵심이 될 5G, 모바일 플랫폼 분야의 대표 기업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 ICT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도 “대한민국 ICT 생태계 혁신을 가져올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tongil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