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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뮤직] #가을#10월#박건호…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사랑받는 이유

입력 : 2019-09-29 16:00:00 수정 : 2019-09-29 19: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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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시월의 마지막 밤’을 앞두고 ‘가을’하면 생각나는 가수 이용이 ‘가요무대’에 출연해 감성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1 음악프로그램 ‘가요무대’는 ‘가요 시인 박건호’ 편으로 꾸며졌다. 작사가이자 수필가로 활동한 故(고) 박건호는 1970∼1980년대 대한민국 대표 작사가로 가수 조용필의 ‘단발머리’ ‘모나리자’, 이용의 ‘잊혀진 계절’, 나미의 ‘빙글빙글’, 소방차의 ‘그녀에게 전해주오’ 등 히트곡을 다수 배출했다. 

 

서정적이고 섬세하지만 평범하게 쓰이는 일상적 언어를 그려낸 노랫말로 박건호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작사가로 평가된다. 이날 방송에는 그와 단짝으로 활동한 작곡가 이범희가 출연했다. 이범희는 박건호와 함께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꼽았다. 가을이면 생각나는 곡,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잊혀진 계절’은 두 사람이 협업한 역작 중의 역작이다. 

박 작곡가의 소개에 이어 가수 이용이 직접 출연해 ‘잊혀진 계절’ 무대를 장식했다. ‘잊혀진 계절’은 찬 바람이 느껴지는 요즘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쓸쓸함의 감정을 담은 곡이다. 작사가 박건호의 실제 이별담을 가사에 녹였고, 이용의 호소력 깊은 목소리가 만나 시너지를 냈다. 녹화장을 찾은 방청객들은 감성에 젖어 이용의 무대를 감상했고, 함께 따라부르며 추억을 되새기기도 했다. 눈을 지그시 감고 두 손을 모아 열창하는 이용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1982년 발표한 이용의 첫 정규앨범 ‘지구전속 제1집’에 수록된 ‘잊혀진 계절’은 그해 가장 인기 있는 음반이었다. 타이틀곡 ‘잊혀진 계절’로 인기를 휩쓸며 당시 조용필을 제치고 MBC 10대가수가요제에서 가수왕과 최우수가요상을 동시 수상하는 등 인기를 과시했다. 

 

10월을 며칠 앞두고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이용은 “‘가요무대’ 박건호 편이 준비 중이고 ‘잊혀진 계절’이 박 작사가의 대표곡이니 나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섭외 연락을 받을 때 우연히 김창준 전 미국 하원의원과 함께 자리하고 있었고, ‘잊혀진 계절’을 부른다는 소식에 김 전 의원 부부도 방청을 희망해 공연장을 함께 찾았다.

이용에게는 가왕 조용필과 가수왕을 다투던 시절이 있었다. 김창준 전 의원의 처제가 조용필의 아내로 서로 묘한 인연이 맞닿아 있는 사이. 그런 두 사람은 사는 지역도 가깝고, 특히 교회를 다니며 신앙 생활을 함께해 돈독한 인연을 쌓게 됐다. ‘가요무대’ 방송 화면을 통해 객석에 앉은 두 내외의 모습이 비춰졌다. 이용은 자신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박수를 치며 감상하는 부부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뿌듯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작사가 박건호 특집에 이용은 단연 빠질 수 없는 가수다. “내가 아마 박건호 작사가의 노래를 가장 많이 부른 가수일 거다. ‘서울’, ‘잠들지 않는 시간’, ‘잊혀진 계절’ 등 박건호-이범희 콤비가 곡을 준 게 내 음악의 80%는 될 거다. 솔직히 말해 (박)건호 형이 돌아가신 후 작사는 형을 따라가지 못했다”며 박 작사가의 명곡들을 되새겼다. 

 

발표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10월이면 어김없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단골 명곡이기도 하다. 특히 매년 10월 31일만 되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회자되는 곡이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이라는 가사는 ‘잊혀진 계절’이라는 제목보다 더 유명한 구절이다. 원곡의 인기에 힘입어 여러 가수가 ‘잊혀진 계절’을 리메이크해 젊은층에도 널리 알려졌다. 가수 김범수, 마야, 김재중, 화요비 등 이름난 가수들이 재해석해 ‘잊혀진 계절’의 인기를 이어갔다. 

 

이용에게 ‘잊혀진 계절’의 꾸준한 인기의 비결은 묻자 그는 “지금 불러도 수십 년 전 처음 악보를 보고 느낀 그대로의 느낌이 난다”고 답했다. 이어 “이 곡은 ‘사랑’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는 사랑 노래다. 남녀간의 사랑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이게 바로 ‘언어의 마술’이구나 느낄 수 있는 곡”이라며 “잘 들어보면 이별한 남녀의 이야기지만 남자의 입장도, 여자의 입장도 아니다. 그래서 남자는 남자대로 또 여자는 여자대로 공감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은 매해 10월의 마지막 날의 요일을 미리 확인한다. 올해 10월의 마지막 날은 일요일이라며 “10월의 마지막 날이 주말일 때는 정말 ‘대목’”이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잊혀진 계절’을 부르다보면 관객들이 이 노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피부로 느껴진다고. 올 가을도 계절에 딱 맞는 아름다운 노랫말로 듣는 이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실 준비를 하고 있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KBS1 ‘가요무대’ 방송화면 캡쳐, 이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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