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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내편’ 박성훈 “예상 못한 ‘간경화’…마음의 준비 먼저 했죠”(인터뷰 ①)

입력 : 2019-03-27 17:30:00 수정 : 2019-03-27 13: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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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이제 ‘장그래’보다 ‘장고래’가 더 익숙해졌다. 배우 박성훈이 ‘하나뿐인 내편’에서 ‘국민 사위’ 장고래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17일 종영한 ‘하나뿐인 내편’은 28년 만에 나타난 친부로 인해 인생이 꼬여버린 한 여자와 정체를 숨겨야만 했던 그녀의 아버지가 ‘세상 단 하나뿐인 내편’을 만나며 삶의 희망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최수종과 유이를 필두로 한 ‘하나뿐인 내편’은 최고 시청률 49.4%(102회 기준)를 기록, ‘주말극 명가’ KBS의 위상을 증명했다.

 

6개월 여의 대장정을 함께한 박성훈은 장고래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극 중 연애 트라우마를 가진 ‘연애 기피자’ 장고래는 김미란(나혜미)에 반해 사랑을 시작, 결혼에 골인하는 ‘늦깍이 사랑꾼’으로 분했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청천벽력 같은 ‘간경화’ 진단을 받고 힘든 시간을 버텨낸 그는 강수일(최수종)에게 간을 이식 받아 새 생명을 찾는 파란만장한 인물을 소화해 냈다.

 

박성훈은 ‘육룡이 나르샤’를 비롯해 ‘질투의 화신’ ‘조작’ ‘매드독’ ‘흑기사’ ‘리치맨’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넘치는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를 만났다. 특히, 지난해 영화 ‘곤지암’에서는 심도 깊은 내면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흥행의 견인차로 주목받은 바 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배우 박성훈은 영화 ‘쌍화점’(2008)으로 시작해 벌써 12년 차의 배우가 됐다. ‘하나뿐인 내편’ 종영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였다. 장고래는 진지한 ‘연애 기피남’이었지만 박성훈은 “장난기가 많다. 진지하게 웃기는 걸 좋아한다”고 쾌활한 웃음을 보였다. 나아가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향한 의지도 가득 내비쳤다. 

 

-‘하나뿐인 내편’이 뜨거운 반응 속에 막을 내렸다. 소감이 어떤가.

 

“시청률이 50%에 육박하는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에 출연하게 되어 영광이다. 작품의 인기와 더불어 고래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더 즐거웠다. 평소에 밖을 잘 돌아다니지 않아 체감하지 못했는데, 가끔 식당에 가면 이모님들이 많이 반겨주시더라.(웃음) 인터뷰를 하기위해 언론사를 방문하다보니 직원분들이 굉장히 많이 알아봐 주신다. 감사한 마음이다”

 

-‘하나뿐인 내편’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처음 시놉을 읽을 때부터 흥미로웠다. 웃고 또 울면서 읽었다. 가족 드라마의 특성상 여러 인물이 얽혀있는데, 그 인물들이 무리 없이 톱니바퀴처럼 섞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KBS 드라마를 하길 바라셨다.(웃음) KBS 주말드라마는 어르신들이 많이 보시지 않나. 작품을 하면 부모님도 보실테고, 이 작품 내용이 가족들의 마음을 만져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대본을 읽으면서도 가족 생각이 많이 났다.”

 

-100회가 넘어가는 긴 작품이었다.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지난해 6월에 첫 미팅을 하고 8월에 촬영을 들어갔으니 총 8개월 정도 촬영을 했다. 시간이 켜켜이 쌓이다 보니 서로 가까워지고 정이 많이 들었다. 극 중반에 엄마(이혜숙)가 강수일(최수종)을 원수로 알고 감정을 쏟아내다가 고래의 간 이식을 위해 무릎을 꿇고 부탁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엄청 울었다. 선배님들이 연기를 너무 잘하시기도 했고, 오랜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진짜 엄마같은 마음이 들더라. 엄마가 아픈 나를 위해서 미워하는 사람 앞에서 눈물로 호소하는구나 생각이 들어서 혼자 많이 울었다. 이런 감정이 쌓일 수 있다는 게 장편 가족드라마의 장점인 것 같다.”

 

-‘하나뿐인 내편’은 배우 최수종의 복귀작으로도 화제를 모은 작품이었다. 함께 호흡한 소감은.

 

“(최수종 선배님은)배우들을 포함해 스탭 한 명, 한 명 배려하고 아우르는 태도가 남달랐다. 오랫동안 연예계에서 사랑 받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으레 선배님들을 위한 예우로 선배님들의 분량을 먼저 찍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최수종 선배님께서 처음부터 그러지 말자고 하셨다. 그런 걸 신경쓰다 보면 다른 문제들이 생기니까, 다같이 공평하게 하자고 하셨다. 그러다보니 한 신을 찍더라도, 혹여 하루 종일 기다려도 편했다. 또 선배님이 대본을 연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로서의 자세를 많이 배우게 됐다.”

 

-장고래를 두고 극 중 ‘가장 정상적인 인물’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정상의 범주가 어디까지인줄 모르겠다.(웃음) 그렇지만 가장 드세지 않은 캐릭터인 것은 맞다. 드센 캐릭터들이 있긴 하지만 나름의 이유와 정당성을 가진 인물들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고래의 변화도 예고됐었다. 초반 설정엔 고래가 치과 의사를 그만두고 만화가가 되는 내용이 있었다. 가족에게 거짓말하고 병원을 가는 척을 해 어머니와 아내의 속을 썩이는 내용이었다. 비록 수정되긴 했지만 세트장을 자세히 보면 만화책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웃음)”

 

-장고래의 간경화는 예고된 전개였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 코피가 날 때도 전혀 몰랐다. 뭔가 쎄한 기분에 ‘마음의 준비는 해야겠다’ 싶었다.(웃음) 사실 작가님이 미리 복선을 깔아 두셨다. 미란(나혜미)이를 들다가 어지러워 하기도 하고, ‘쟤(고래) 얼굴이 왜 저래?’하는 대사도 있다. (간경화 환자를 연기하며) 힘든 날도 있었다. 어느 날 각혈하는 장면을 촬영 하는데, 감이 없으니 생각보다 피를 많이 머금었다. 뱉어야 하는데 뱉고 나서도 입 안에 너무 많은 피가 남아있더라. 중요한 장면이라 NG를 낼 수도 없었다. 어떻게 하나 고민을 하다가 남은 걸 모두 삼켜버렸다.(웃음) 진득한 피를 연출하려다 보니 빨간 색소, 물엿에 커피 가루까지 진하게 섞여있던 터라 하루종일 괴로웠던 기억이 난다.(웃음)”

 

-‘하나뿐인 내편’과 ‘왜그래 풍상씨’를 두고 ‘KBS 드라마의 간 대란’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었는데.

 

“사실은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진중하게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실제로 관련 질환을 앓고 계신 환우분들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조사도 많이 하고 진지한 자세로 임하려고 노력했다.”(인터뷰 ②에서 계속)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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