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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분석] 한국영화, 연말 극장가 흥행참패… 왜?

입력 : 2019-01-02 13:27:54 수정 : 2019-01-02 13: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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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6년 만이다. 한국영화가 2012년 이후 연말 박스오피스 1위를 외화에게 내줬다. 2012년 ‘타워’ 이후 연말 극장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던 한국영화가 어쩌다 힘을 못 쓰게 된 것일까. 그 이유를 분석해봤다.

올 연말 극장가의 주인공은 DC 코믹스의 야심작 ‘아쿠아맨’(제임스 완 감독)과 전설적인 록 밴드 ‘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브라이언 싱어 감독)다.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아쿠아맨’, 퀸의 명곡으로 꽉 채운 ‘보헤미안 랩소디’가 뜨거운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껏 본 적 없는 소재, 남녀노소 누구나 빠져들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이 주요 흥행 포인트다. 1월 2일 현재 ‘아쿠아맨’은 387만 관객을 동원해 DC 코믹스 최고 흥행 스코어를 경신하고 있고, 936만 관객을 동원한 ‘보헤미안 랩소디’는 2019년 첫 천만영화 등극을 앞두고 있다.

 

반면 한국영화는 줄줄이 흥행 참패다. 100억대 제작비를 쏟아부었지만 건네받은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대표적인 작품은 바로 ‘마약왕’(우민호 감독)이다. 대배우 송강호를 전면으로 내세웠고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지만, 쏟아지는 혹평에 맥을 못추고 있다. 현재까지 183만 관객을 동원한 ‘마약왕’은 손익분기점인 400만 명의 절반도 못채울 기세다. 연기력과 흥행력을 동시에 갖춘 배우 송강호도 씁쓸한 실패를 맛보게 됐다.

뿐만 아니다. 연말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스윙키즈’(강형철 감독)는 호평이 쏟아졌지만 상영관 열세로 기 한 번 제대로 펴보지 못했다. 하정우 주연의 ‘PMC: 더 벙커’(김병우 감독)도 액션 신세계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제 관객들을 극장가로 불러들이기엔 역부족이었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연말 한국영화 빅3로 꼽혔던 ‘마약왕’ ‘스윙키즈’ ‘PMC: 더 벙커’ 모두 손익분기점은 커녕 흥행 참패가 불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한국영화는 왜 연말 극장가에서 주도권을 잃었을까.

 

첫 번째는 성수기를 겨냥한 대작 쏠림 현상 때문이다. 1년 중 가장 큰 영화시장은 연말(겨울)과 여름 시즌이다. 올 연말에는 4대 배급사 중 CJ, 쇼박스, NEW가 100억대 대작인 ‘PMC: 더 벙커’ ‘마약왕’ ‘스윙키즈’를 편성했으나, 과당경쟁으로 인한 스크린 확보의 어려움으로 마이너스 경쟁이 이뤄졌다. 반면 비성수기에 개봉한 ‘완벽한 타인’ ‘암수살인’ ‘마녀’ ‘곤지암’ 등은 기대 이상의 흥행을 기록했다. 성수기 개봉이 정답이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는 기존 흥행공식을 답습한 한국영화의 총체적 난국이 흥행 참패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작품이 ‘마약왕’으로, 송강호를 주연으로 내세웠으나 한국영화의 고질병을 고스란히 답습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또 ‘PMC: 더 벙커’는 신선하기도 하지만 기존 관객에겐 낯설다는 점이 마이너스가 됐고, 유일하게 호평을 받은 ‘스윙키즈’는 주연 배우들의 티켓파워가 연말 극장가에서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거액의 제작비가 흥행을 보증한다는 안일한 인식이 처참한 결과를 가져왔다.

 

세 번째는 텐트폴 영화의 부재다. ‘텐트폴 영화’란 텐트 기둥처럼 시장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작품을 뜻하는 말이다. 연말 극장가에서 텐트폴 역할을 해야할 ‘마약왕’이 부진하면서 이후 개봉작들이 줄줄이 무너진 것이다. 이는 지난해 여름 극장가의 상황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영화 ‘안시성’을 필두로 ‘협상’ ‘명당’ ‘물괴’ 등 100억 대작이 대거 개봉했지만 전년도 추석 대비 관객수는 76.2%로 줄어들었다.

이승원 CGV 리서치센터장은 “2018년에는 역대 100억대 규모 영화가 가장 많은 한해였다. 제작비와 영화 규모가 점점 커지다 보니 큰 시장에 집중돼 개봉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며 “실속 있는 흥행을 거둔 영화 ‘서치’ ‘완벽한 타인’ ‘보헤미안 랩소디’는 흔히 말하는 성수기가 아닌 비수기에 개봉했다. 여기엔 관객들의 입소문이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꼭 성수기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비수기라도 영화가 목표한 관객수 이상을 동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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