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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악몽 부순 한용덕 감독 "내년엔 더 과감하고 공격적인 야구다"

입력 : 2018-11-17 08:00:00 수정 : 2018-11-16 10: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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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무려 11년이 걸렸다. 한화는 기적처럼 반전 드라마를 썼다. 올해 정규리그 개막을 앞둔 한화는 최하위 전력으로 분류됐다. 외부 영입이 없었고 외인 선수 3명의 몸값은 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신임 한용덕 감독 역시 리빌딩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모든 이의 예상을 뒤집고 3위에 올랐고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참가했다. 비록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무너졌지만 올해의 행보는 짜릿했다. 

 

한용덕 감독이 반전의 중심에 있었다. 팀 컬러를 만들었다. 불펜 야구를 했고 뛰는 야구를 접목했다. 스포츠월드가 창간 13주년을 맞아 일본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지휘 중인 한용덕 감독과 일문일답을 진행했다.

 

-정규리그 3위, 그리고 11년만의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짧지만 성과가 있었던 가을 야구가 끝나고 약 보름이 지났다. 어떻게 지냈나. 

 

“준플레이오프까지 정신없이 달려온 것 같아 며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쉬면서 시즌을 정리해봤다. 하루하루는 정말 길었던 것 같은데 전체를 돌아보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 느낌이다. 지금은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다. 선수들을 보며 작년 이맘때가 생각난다. 우리 선수들도 뭔가 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느꼈는데 나 역시 3위까지 기대하지는 못했다. 모든가 합심해서 혼연일체를 이뤄준 덕이다. 스스로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올 한해를 총평하면.

 

“모든 게 기대 이상이었던 한 해였다. 많은 야구 전문가들이 시즌 전 우리를 하위권 후보로 점찍었다. ‘이글스맨’으로 자존심도 상했지만 객관적으로 팀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단단한 수비와 공격적인 주루플레이, 그리고 투수 쪽이었다. 선발투수가 약했기 때문에 불펜을 강화했고 단단한 수비가 필요했다. 수비를 강화하며 약해질 수 있는 공격력을 보완하려면 적극적 주루플레이로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144경기를 모두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그 도전이 거듭되면서 팀이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가장 칭찬해 주고 싶은 선수 혹은 파트(운영팀 코칭스태프 등)가 있나.

 

“코칭스태프, 선수들, 프런트 어느 한 곳 칭찬하지 않을 곳이 없다. 입버릇처럼 모두에게 고맙다고 했는데 빈말이 아니었다. 코칭스태프는 감독의 스타일을 잘 인지하고 그에 맞는 지도로 팀을 이끌었고 선수들도 모두 강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프런트는 모든 임직원이 불편함 없이 도와줬다. 말 그대로 혼연일체였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아주 잘 해줬지만 아쉬운 점을 꼽자면 젊은 선발투수들이 기대만큼 올라오지는 못했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고 경험을 더 쌓으면 분명히 더 좋아질 것이다. 선발 강화는 팀이 더 강해지기 위해 필요하다. 백지상태에서 다시 경쟁구도를 만들고자 한다. 이번 마무리캠프와 내년 스프링캠프를 통해 선발진을 강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타선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외부 영입에 대한 생각은.

 

“욕심나는 선수는 늘 있다. 그러나 욕심대로 할 수는 없고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우리 팀에 꼭 필요한 부분인지, 포지션 중복은 없는지, 인성은 갖춰졌는지, 융화는 잘 되는지, 팀의 방향에 맞는 선수인지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우승권에 도전하는 팀이 되려면 내부자원을 최대한 갖춰놓고 그 부족한 부분을 외부 영입 등을 통해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토종 선발은 계속 고민일 것 같은데 마무리캠프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나.

 

“젊은 투수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가능성을 보이는 투수를 찾아서 다시 선발 후보군을 만들어가는 상황이다. 공격적인 투구로 도망가지 않는 피칭이 가능한 대담한 투수들을 선호한다.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공격적인 성향을 투수들이 가졌으면 좋겠다.”

 

-맏형 리더십, 소프트리더십, 따뜻한 리더십 등 지도력을 조명하는 기사가 많았다. 자신의 리더십을 솔직하게 평가하면.

 

“팀이 연패에 빠지거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스스로 티를 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는 말도 걸기 어려울 정도로 표정이 어두웠다고 하더라. 워낙 승부욕이 강하다. 감독이 처져있으면 팀 전체가 다운될까봐 티를 안내려고 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데 좋은 코칭스태프와 좋은 선수들, 좋은 프런트를 만나 그런 평가를 받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선수들과 거리감이 없는 감독이 되려고 한다.”

 

-외국인 타자 교체에 대한 생각은.

 

“호잉은 단순히 그 선수의 기록 뿐 아니라 우리 팀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다. 거의 모든 경기에 나가면서 투지 넘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고 안타를 치지 못해도 어떻게든 출루에 성공하려고 하는 모습이 다른 선수들에게 큰 본보기가 됐을 것이다. ”

 

-마무리 캠프에서 눈여겨 보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

 

“몇 명 있다. 그 선수들에게 기대를 하고 있는데 직접 호명하기에는 다른 선수들의 사기 문제가 있어서 좀 그렇다. 아마 투수 쪽에서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기대를 하셔도 될 것 같다.”

 

-내년 보여주고 싶은 한화 야구는 어떤 야구인가.

 

“올해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3위에 올랐지만 냉정하게 판단할 때 아직 우승권에 바로 도전할 수 있는 팀은 아니다. 내년 시즌은 올해 우리가 도전정신으로 진행해왔던 과감하고 공격적인 야구, 멋진 야구를 팀 컬러로 정착시켜야 하는 해다. 올해 젊은 선수들이 준플레이오프라는 큰 무대에서 좋은 경험을 쌓았고 패배의식이 사라졌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 역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내년에 그치지 않고 매년 순위싸움을 해 나갈 수 있는 강한 팀으로 만들어 나가는 게 목표다.”

 

-스포츠월드가 창간 13주년을 맞았다. 당부하고 싶은 말은 있나.

 

“부족한 점이 있어도 희망적인 부분을 바라봐주고, 때론 따끔한 회초리 같은 지적도 해 주는 스포츠월드 모든 구성원과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여론을 현장에 전달하는 매개체인 언론인의 노고는 감독이 돼 매일 만나다 보니 더 잘 알게 됐다. 앞으로도 스포츠인과 스포츠전문 언론으로서 더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면 좋겠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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