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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숨죽여도 빛났던 손흥민, 1000억원을 삼켰다

입력 : 2018-09-01 23:03:23 수정 : 2018-09-01 23: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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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어깨에 힘을 뺐다. 숨을 죽였다. 그래도 빛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손흥민(26·토트넘)의 존재감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손흥민은 1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일본과의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 출전해 2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김학범호는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온 패스를 이승우, 황희찬이 득점으로 연결하며 일본을 2-1로 꺾었다. 이로써 대표팀은 정상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흥민에게 아시안게임은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갈림길이었다.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병역 혜택을 받는다. 병역이 해결되면 가치 1000억원의 손흥민의 미래도 활짝 열린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의 리서치 회사인 CIES 옵저버토리가 예상한 손흥민의 이적료는 9040만 유로(1194억원)이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시즌 일정이 빡빡한 가운데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락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체력적으로 한계에 놓였다. 지난여름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월드컵을 준비했고, 러시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았다. 쉴 틈도 없이 다시 소속팀에 복귀해 프리시즌을 소화했다. 그리고 숨 돌린 틈도 없이 자카르타로 향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후에도 계획대로 체력 안배를 해주지 못했다. 애초 조별리그에서 최대한 휴식을 취하고 토너먼트부터 본격적으로 출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1-2로 충격패를 당하면서 갑작스럽게 출전하게 됐고, 이어 키르기스탄전에도 출격해야 했다.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결승골까지 작렬했다.

 

손흥민은 영리했다. 체력이 떨어진 시점에서 무리해서 해결사 역할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컨디션이 좋은 황의조, 이승우를 활용하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스타일을 바꿨다. 황의조의 득점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9골이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었다. 한일전에서도 이타적인 플레이는 빛났다. 절묘한 킬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갔다.

 

결정적인 것은 연장 전반 3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드리블을 친 것이 이승우 앞에 떨어졌고, 이를 이승우가 과감하게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사실 행운의 어시스트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손흥민의 침착한 드리블이 아니었다면 득점 기회까지 가지 못했다.

연장 전반 10분에도 손흥민의 정확한 킥이 빛을 냈다. 코너플래그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정확한 오른발 킥으로 문전에 위치한 황희찬에게 연결했고, 황희찬이 머리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1골에 그쳤다. 하지만 결정적인 시점에서 정확한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어깨에 힘을 빼고, 에이스 타이틀을 내려놨지만,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빛났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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