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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위원의 위클리리포트] 불혹의 임창용-박한이가 불태우는 마지막 불꽃을 바라보며

입력 : 2018-05-15 06:00:00 수정 : 2018-05-14 17: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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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O리그에는 윤성빈(롯데), 강백호(KT), 양창섭(삼성)등 신인 선수들이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가운데 반대로 베테랑들의 투혼 역시 리그 한쪽을 수놓고 있다. 그중에서도 임창용(42·KIA)과 박한이(39·삼성)이가 돋보인다.

임창용은 불혹도 한참 지났다.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승엽과 같은 나이다. 당장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지만 구위가 여전히 좋다. 오히려 더 좋아지는 느낌이다. ‘임시직’이긴 하나 마무리 투수로 복귀해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자리에 위축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물론 훈련 태도까지 성실하다. 이미 근력과 순발력, 유연성 등이 타고난 선수지만 이를 40대에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단체 훈련은 물론 스스로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하다. 대단하다는 표현 이외에는 설명이 불가하다.

게다가 지난 10일 현재 리그 최고의 타자인 두산 양의지를 상대로 개인 통산 1400탈삼진을 잡아낸 것은 물론 13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최고령 세이브(41세 11개월 9일) 기록까지 경신했다.

그 순간 임창용은 본인이 쌓아왔던 커리어의 모든 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을 것이다. 1400탈삼진과 최고령 세이브 기록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야구 인생의 절박함이 고스란히 묻어난 기록에 가깝다. 그렇게 KBO리그 투수계의 금자탑을 쌓아가는 중이다.

어느덧 한국 나이로 40세인 박한이는 ‘꾸준함’의 상징이다. 비록 17년 연속 100안타 기록은 무산 됐지만 2001년부터 2016년까지 매 시즌 100안타는 기본으로 해줬던 선수다. 잔 부상 없이 꾸준하게 커리어를 이어갔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이다.
사실 지난해 무릎 수술 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다. 올 시즌 역시 시작이 썩 좋지 못했다. 2차례나 1군에서 말소되는 굴욕을 맛봤다. 그러나 2번째 부름을 받은 지난 4일부터의 행보는 인상적이다. 14일까지 박한이는 7경기에 나서 타율 0.519(27타수 14안타), 8타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3도루까지 성공했을 정도로, 준족을 자랑한다.

최근 박한이도 임창용과 같이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11일 대구 KIA전에서 2000경기 출장에 성공한 것이다. 여기에 이미 통산 2000안타(14일 기준 2071안타)를 넘어섰기에, 2000경기-2000안타 클럽에 가입한 역대 6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진작 방망이를 놓아도 이상하지 않을 부상을 당했음에도 재기를 위해 발버둥 쳤던 노력이 결실을 본 셈이다.

야구는 결국 스토리 텔링이다. 시작이 화려하고 매끄러웠다면 끝 역시 매끄럽게 맺어져야 한다. 신인들의 패기만큼이나 베테랑들의 투혼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이른바 신구 선수들의 조화는 궁극적으로 리그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고, 팬들에겐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리그에 귀감이 되는 선수들의 도전과 경쟁에 응원과 격려의 박수가 필요한 이유다. 조금이라도 이들의 투혼을 경기장에서 더욱 오래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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