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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1-20 10:26:14, 수정 2017-11-20 10:57:08

[SW무비] '아기와 나' 이이경의 고마운 원맨쇼

  •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영화를 관람하기 앞서 먼저 질문 하나.

    군 제대를 앞둔 당신을 두고 동거하던 여자친구가 도망갔다. 그런데 속도위반으로 낳아 여지껏 기른 아기, 내 핏줄이 아니란다. 이 사실을 알 일없는 어머니는 열심히 청첩장을 돌리고 있고 사라진 여자친구를 찾아오라고 성화다. 설상가상 어머니는 재발한 암 때문에 쓰러졌다. 어머니의 병원비는 있을리 없다.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여자친구를 찾고 아기를 기를 것인가. 아니면 여자친구, 아기 모두 이대로 놓아버리고 새 삶을 시작할 것인가.

    ‘아기와 나’는 손태겸 감독이 지인에게 들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일은 벌어졌고 남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더 나은 상황으로 가기위한 ‘선택’ 뿐이다. 영화는 도일의 선택을 쫒아 간다.

    주인공 도일은 매번 혼란스러운 감정과 마주한다. 군 제대를 앞둔 즐거움보다 이후 삶이 더 막막하다. 사실 좀 게으르다. 주변에선 도일에게 제발 좀 제대로 살라며 다그친다. 내심 잘 살고 싶은 20대 초반의 도일. 하지만 취업과 결혼이란 삶의 무게는 그에게 버겁기만 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픈 아기를 데리고 간 병원에서 혈액형을 들었는데 생물학적으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다. 친자가 아니란다.

    도일의 여자친구 순영(정연주)은 도일보다 더 어머니의 자식같은 예비며느리다. 마트 캐셔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보태고 있던 순영. 복잡한 도일의 표정을 읽은 건지 아기를 두고 집을 나온다.

    도일의 주변인들은 모두 입을 모아 아기를 고아원에 맡기고 새 삶을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도 그런 편이 낫겠단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모두가 무시하는 도일은 그 누구보다 위대한 선택을 한다. 영화의 마지막, 과연 진짜 ‘어른’은 누구일까.

    영화는 도일의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여자친구가 두고 간 아기는 도일에게 책임져야 하지만 피하고 싶은,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다.

    누구나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 그 과정에서 달거나 쓴 결과물을 얻는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성장한다. ‘아기와 나’는 선택을 향해 달려가는 영화다.

    배우 이이경은 거친 과거가 있을법한 도일의 모습을 완벽히 표현해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고백부부’에서 고독재 역을 통해 코믹한 모습을 모여준 모습과 상반돼 더욱 눈길을 모았다.

    감정의 결이 다르기 때문인지 고독재의 얼굴과 도일의 얼굴은 같은 근육을 쓰는 법이 없다. 같은 배우 다른 얼굴, 이이경은 해냈다.

    도일은 영화의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 그만큼 주연배우가 감정을 쌓아가는 과정이 중요한 영화다. 이이경은 영화의 강약을 조절하는 영리한 배우다. 감정의 미숙함도, 과잉도 보이지 않는다. ‘이이경의 재발견’ ‘이이경을 위한 영화’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순영 역의 정연주도 제 몫을 해냈다. 적은 분량이 아쉬울 정도로 감정의 몰입이 좋은 배우다. 오는 23일 개봉.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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