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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위키드'를 아직 안 본 당신께

입력 : 2016-08-22 10:42:06 수정 : 2016-08-22 11: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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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뮤지컬 추천은 어렵다.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티켓 값 때문에 누가, 언제 봐도 실패 없는 작품을 골라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위키드’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다. 누군가 뮤지컬 추천을 해달라고 하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어떤 배우의 조합이건 실패란 없다. 믿고 보는 뮤지컬이란 ‘위키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위키드’는 100여 년간 사랑받은 고전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작품. 도로시가 회오리 바람에 휩쓸려 오즈의 세계에 떨어지기 전, 이미 남다른 우정을 키웠던 두 마녀(엘파바와 글린다)의 관점에서 쓴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 전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두 인물은 엘파바와 글린다다. 엘파바는 에메랄드빛 초록 피부에 강력한 마법 재능을 갖고 태어난 마녀. 불 같은 성격에 예민하지만 열정적이고 똑똑하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주변을 살피는 내면의 아름다움은 덤이다. 하지만 초록색 피부를 가졌단 이유만으로 차별대우를 받고 여러 사건과 오해를 거쳐 억울하게 서쪽 나라의 악한 마녀로 인식된다.

글린다는 야망이 가득한 금발의 마녀. 친구들의 부러움과 인기를 독차지하며 공주병 기질이 다분하지만 착한 마음씨를 갖고 있다. 처음엔 엘파바를 비웃지만 그녀의 진심을 안 후 진정한 친구가 되어 엘파바의 탈출을 도와준다.

이번 시즌에 캐스팅된 차지연과 정선아는 엘파바와 글린다 그 자체다. 브로드웨이 안 부럽다. MBC ‘복면가왕’에서 캣츠걸로 5연승을 거둔 차지연은 임신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대서 훨훨 날아다닌다. 엘파바가 보여줘야할 에너지와 캐릭터 개성, 압도적인 가창력을 오롯이 표현하고 있다. 정선아는 오리지널 캐스트인 크리스틴 체노웨스를 떠올리게 하는 배우다. 첫 등장부터 고음역의 성악 발성과 팝 발성까지 소화해야하는 만큼 글린다는 배우로서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러나 어떤 곡이건 당당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하며 ‘위키드’서 없어선 안 될 인물로 자리 잡았다.

귀족적인 선과 현대적인 외모의 조화가 인상깊은 피에로 역의 민우혁 역시 제 몫을 해낸다. 위트 있는 바람둥이 왕자에서 사랑하는 여인 엘파바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남자의 매력을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다. 배우들의 숨 막히는 열연과 열창을 따라가다 보면 양철 나무꾼과 허수아비, 겁쟁이 사자의 탄생 비화도 하나 둘 씩 공개된다. 고전을 비트는 재미가 곳곳에서 터진다.

여기에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세련된 뮤지컬 넘버, 화려한 의상과 무대 장치까지 더해지니 무서울 게 없다. 망설임 없이 ‘별 다섯 개’를 줄 수 있는 공연이다. 오는 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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