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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대표, 반년 간 '알찬 행보'…카카오를 살렸다

입력 : 2016-06-27 18:39:53 수정 : 2016-06-27 18: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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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G 콘텐츠 재계약·'카카오S' 론칭 등 발빠른 행적
하락세였던 게임 매출 703억원 껑충… 창사 이래 처음
"수많은 구슬 잘 꿰어 보배로…" 폴리싱 사업 모델 제시
실력있는 중소 개발사들 대우받는 선순환 구조 만들 것
[김수길 기자]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무대를 찾던 배고픈 재간둥이가 마침내 제대로 물을 만났다.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는 물론이고, 그를 따르는 인재들 역시 천군만마로 손색이 없다. 마이크를 들고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한 지난 반 년간 맺은 결실도 알차다.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기적을 이뤄냈고 그 동안 꿈꿔온 이상향도 착착 진행중이다. 한편으로, 자신의 최종 목표는 “실력 있는 중소 개발사들이 대우 받는 선순환 구조”라고 말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남궁훈 카카오 게임 부문 대표는 “수 많은 구슬을 잘 꿰어 보배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내비친다.

극심한 사세 하락을 겪던 카카오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매출이 30% 가까이 급락하면서 영향력마저 소실해가던 옛 악몽에서 벗어나고 있다. 변곡점을 우상향으로 주도한 주체는 바로 남궁훈 대표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안경과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환하게 웃는 그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만났다.

◆나는 복을 부르는 사나이

카카오의 사업군 중에서 모바일 게임 쪽은 2015년 2분기 431억 원에 그쳤으나, 올해 1분기에는 536억 원으로 전성기이던 2014년 무렵 수준에 다시 근접했다. 유럽에서 대박을 터트린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 등의 수입을 합친 게임 영역 전체 매출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700억 원 시대를 열었다. 카카오 측은 내심 2016년 게임 쪽에서 매출 3000억 원 돌파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된다면 가능성이 농후하다.

남궁훈 대표는 올해 신년회를 시작으로 카카오에서 업무에 돌입했다. 그의 첫 과제는 바로 ‘모두의마블’과 ‘세븐나이츠’, ‘몬스터길들이기’ 등 이른바 넷마블게임즈의 효자 삼총사를 붙잡아 두는 것. 이 3종 세트는 카카오 플랫폼을 거쳐 이용자들에게 제공된다. 이를 ‘포 카카오’(FOR KAKAO)라고 부른다.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한 서비스 계약 만료가 임박하자 남궁 대표가 급거에 투입됐다. 그는 “다른 일을 제쳐놓더라도 이게 급선무였다”고 했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뿐만 아니라 방준혁 의장을 직·간접적으로 수 차례 마주보면서 필사적으로 설득한 끝에 다시 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사실상 재계약이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방준혁 의장부터 필요성에 의문을 가진데다, 넷마블게임즈 실무진까지 이런 소식을 공유할 정도로 계약 종료는 당연하게 여겨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남궁훈 대표의 재계약 성사를 두고 “극적인 반전”이라고 부른다.

카카오와 넷마블게임즈가 수수료 구조에 어떻게 합의를 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나, 업계에서는 ‘모두의마블’과 ‘세븐나이츠’, ‘몬스터길들이기’로 인해 카카오가 챙겨가는 수익이 1년에 1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계약 연장이 불발됐으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일컫는 브렉시트(Brexit)마냥 공황이 카카오에 생길 뻔한 셈이다.

◆슬슬 신나게 달려볼까

큰 산을 넘은 남궁 대표는 이제 본연의 사업 확장에 팔을 걷어붙였다. 정식 식구로 카카오에 편입되기 전 그가 설립한 게임 플랫폼 전문 기업인 엔진(오는 7월 1일자로 카카오게임즈로 사명 변경)의 사업 목적을 가시화하는 일에 초점을 뒀다. 이 연장선에서 남궁 대표는 카카오게임 S라는 브랜드를 발표했다. 판권을 확보한 1차원적 배급사를 넘어, 게임의 방향성과 사업·운용, 여기에 마케팅과 홍보까지 세세하게 다듬는(Polishing) 절차를 적용했다. 남궁훈 대표는 일명 카카오 파트너스데이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중소 개발사를 대상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직접 소개한다.

‘콘텐츠를 중계하는 역할이 자칫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이 된다’는 간접적인 경험은, 대안을 마련하고 궁극적으로 수익 다각화를 꾀하는 구심점이 됐다. 카카오는 총 두 차례에 걸쳐 6종의 라인업을 꾸렸다. 처녀작으로 4월 6일 ‘원’이 나왔고, 두 번째 주자로 SNG(소셜네트워크게임)의 거장 김대진 씨가 참여한 ‘놀러와 마이홈’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원’은 오픈마켓인 구글과 잠시 불협화음이 있었으나, 남궁훈 대표는 오히려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았다. 속상한 마음이 들 법도 한데 그는 “길게 보고 콘텐츠로 반격할 것”이라며 “앞으로 잘 하면 된다”는 통큰 답변을 꺼낸다. ‘원’은 발매 초반 구글플레이 상에서 키워드 검색이 제때 되지 않아, 음로론과 견제론이 부각되기도 했다.

남궁훈 호(號)는 수직 계열 확대에도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떡잎이 보이는 기업을 인수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간다는 전략이다. 이 연장선에서 룽투코리아에 100억 원을 투자한 것은 신의 한수로 불린다. 룽투코리아에서 내놓은 ‘검과 마법’은 구글플레이에서 매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로서는 상당한 연결 평가 차익을 얻게 된다. 최근에는 히트작 ‘다함께 차차차’의 제작자 이원술 대표가 창업한 로이게임즈를 손에 넣었다. 남궁 대표는 “소비자들이 천차만별인 액션 RPG에 지치면서 좀더 진보한 장르와 스타일을 찾고 있다”며 “시장의 수요가 어느 정도 이동하고 있고 틈새 공략이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 남궁훈 대표 6개월 행보
[1월] 카카오 게임 총괄 부사장 취임(최고게임책임자)
[3월] 넷마블게임즈 킬러 타이틀 삼총사 극적 재계약
[4월 초] 10억 원 규모 지분 매입
[4월] 직접 퍼블리싱 3종 발표(원·놀러와 마이홈·오버로드)
[5월] 첫 카카오게임 S 타이틀 ‘원’ 사전예약 110만 명
[5월] 1분기 게임 사업 매출 703억 원(전 분기보다 23.3%↑)
[5월] 카카오게임 S 2차 라인업 발표(시프트·뉴본·하바나)
[5월] 룽투코리아 100억 원 투자
[6월] ‘원’ 출시 / ‘놀러와! 마이홈’ 사전예약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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