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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 르포] ②안내요원도 마케팅 전략이다

입력 : 2015-09-25 06:55:00 수정 : 2015-09-25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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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오사카(일본)·권영준 기자〕‘우와∼.’ 감바 오사카(J리그)와 전북 현대(K리그)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전 취재차 일본 오사카를 찾았다. 경기장 입장 전 주변을 가득 메운 축구팬의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감바 오사카의 홈 경기장은 1970년 오사카엑스포를 기념해 지어진 경기장으로 시설이 노후하다. 최근 K리그 경기장에 선보이고 있는 영상 상영이 가능한 전광판은 언감생심이고, 경기시간을 표시할 수 없는 구식 전광판이다. 지리적으로도 오사카 시내에서도 한 참 떨어진 외진 곳이다. 열악한 환경의 경기장이지만 관중만큼은 만원이었다. 지난 5월 성남FC와 감바 오사카의 ACL 조별리그 취재 당시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2010년대 접어들어 경기 침체와 흥행 실패로 구조조정의 상처를 입은 J리그지만, 관중은 여전히 축구에 열광하고 있었다. 무엇이 그들을 축구에 빠지게 했는지 스포츠월드가 현장 취재를 통해 분석, 3편의 시리즈로 나눠 짚어봤다.

①이벤트보다 중요한 전통과 문화 ②안내요원도 마케팅 전략이다 ③VISIT가 아니라 STAY

◆②안내요원도 마케팅 전략이다

“도대체 어디로 가란 말이오!”

경기장 한 편에서 큰 목소리가 들린다. 경기장 입구를 찾다 경기장을 한 바퀴 ‘빙’ 돈 축구팬이 화가 났다. 그는 “여기로 가면 저기로 가라고 하고, 저기로 가면 여기로 가라고 한다. 도대체 왜이러냐”는 소리친다. 안내요원이 아닌 경기장 매표 요원은 난처함에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짓는다. 부랴부랴 경기장 관리요원이 달려와 축구팬을 달래 좌석으로 안내한다. K리그가 열리는 한 경기장의 모습이다. 이러한 광경은 국내 어느 경기장을 가더라도 볼 수 있다. 심지어 몇몇 경기장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가기도 힘든 도시 외곽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축구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내 자리를 찾아가는 것조차도 힘겹다.

스포츠월드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취재를 위해 일본 J리그 현장을 수차례 방문하면서 눈에 띄는 점을 발견했다. 바로 안내만 전문으로 하는 경기장 요원이다. 최근 전북 현대와 감바 오사카의 경기가 열린 일본 오사카의 엑스포70스타디움을 예로 들면, 경기장 곳곳에 경기장 평면도가 그려진 안내판을 들고 있는 요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팬들과 소통하며 경기장 좌석 및 주요 시설물로 찾아가는 길을 안내했다. 좌석 출입구는 물론 매점부터 구단 용품샵의 위치까지 상세히 안내했다. 몇몇 안내요원은 이날 경기의 결과를 예상하며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이 결과 경기장은 질서정연함 그 자체였다.

전문 안내 요원의 효과는 사회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중·장년층 또는 노인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한 것. 이날 안내 요원은 대부분 장년층이었다. 젊은 아르바이트생들은 경기장 보조 요원 등 힘을 써야하는 업무에 편성했다. 일자리 창출 효과다. 주차장 관리 요원도 마찬가지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에리카 아베(31) 씨는 “항상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는 팬들은 자연스럽게 좌석을 찾아가겠지만, 처음 오는 사람이나 경기장이 낯선 팬은 자리를 찾아가기 매우 힘들다”며 “하지만 안내요원이 곳곳에 자리해 있으면 문제가 없다. 다른 경기장을 가더라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구단 관계자는 “일본 역시 중·장·노년층 근로 활동이 사회 주요 이슈”라며 “이들을 활용해 축구팬의 편의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관중이 더 편하게 경기장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축구도 이제는 스포츠 산업 중에 한다. 관중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팬들이 보다 편하게 경기장을 찾고, 기분 좋은 기억으로 돌아가야 또다시 경기장을 찾는다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부분이지만, 안내요원도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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