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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비주류' 양궁 컴파운드… 남자 단체전 '울컥했던 金추격전'

입력 : 2015-07-07 13:14:39 수정 : 2015-07-07 13: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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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광주·권영준 기자〕 “울컥했어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양궁 컴파운드 더 지켜봐 주세요.”

이른 아침부터 추적추적 빗방울이 떨어진 7일 오전 광주국제양궁장. 남자 양궁 컴파운드 단체전 멕시코와의 결승전에 나선 김종호(21·중원대), 김태윤(22·현대제철), 양영호(20·중원대)가 차례로 사선에 섰다. 날씨 탓일까. 음산한 기운이 감돌았고, 3인방도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궂은 날씨에도 이른 시간부터 양궁장을 찾아 나선 팬들의 응원 속에 첫 화살을 쐈지만, 주도권은 멕시코가 잡았다. 3엔드까지 172-173으로 뒤졌다. 마지막 4엔드. 세계 양궁 강호 한국에서도 후발 주자인 ‘비주류’ 컴파운드 대표팀의 혼을 담은 추격전이 시작을 알렸다.

활의 기계적인 측면이 강한 컴파운드에서는 8점 이하로 화살을 쏘는 경우가 드물다. 초반에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힘든 경기를 펼치는 경우가 많다. 3엔드까지 1점 차로 뒤지고 있었고, 결승전인 만큼 선수들의 실력도 엇비슷하기 때문에 역전은 힘겨워보였다. 이때 김형탁 컴파운드 코치가 소리쳤다. 그는 “죽을 때 죽더라도 ‘악’ 소리를 내야한다. 비실비실하면 안 된다. 질 때 지더라도 파이팅 하자”고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잠들어 있던 선수들의 승부사 기질을 깨웠다.

남은 화살 수는 6발. 먼저 사선에 선 맏형 김태윤이 10점을 쐈고, 이어 양용호와 김종호가 각각 9점과 10점에 명중했다. 총 201점. 이어 나선 멕시코 역시 10-9-10점을 쏘며 202점으로 격차를 유지했다. 운명의 마지막 3발. 김태윤이 9점을 쐈고, 이어 양용호과 김종호가 10점에 명중시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관중석에선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대표팀 기세에 기가 죽은 멕시코는 세 선수 모두 9점을 쏘며 스스로 무너졌다. 3인방은 눈물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종호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리가 추격했다는 사실에 울컥했다”며 “컴파운드는 양궁 후발 주자지만, 이번 금메달이 세계 정상으로 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컴파운드와 후배들을 위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한국 양궁 컴파운드 남자 대표팀이 7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단체전 결승에서 멕시코를 꺾고 금메달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은 양영호, 김형탁 코치, 김태윤, 김종호(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 =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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