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화의 씨엔블루는 데뷔곡 ‘외톨이야’로 15일이라는 최단 시간에 공중파 방송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내놓는 노래마다 히트시키며 승승장구했다. 순조롭게 일본진출에도 성공, 해외 밴드로는 처음으로 오리콘 1위를 차지하는 역사를 썼고 지금도 ‘월드투어’로 전 세계를 누비며 K팝을 대표하는 밴드로 사랑받고 있다.
정용화는 부족할 것이 없어 보였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가 코스탁 상장에 성공한 것에는 정용화의 역할이 컸다. 모두가 정용화를 칭찬했다. 데뷔 초기 씨엔블루를 두고 ‘아이돌 밴드’라고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인디씬 밴드와의 마찰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싱어송라이터 정용화의 음악적 역량에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시절에 정용화는 이유가 없어 보이는 방황을 시작했다. 정용화가 심상치 않다는 뒷말도 많이 들렸다. 사랑에 빠졌다는 소문도 있었다. 심지어 씨엔블루 멤버들과 갈등이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용화의 ‘음악적 성장통’이었다.
정용화는 첫 솔로앨범을 준비하며 적지 않게 마음고생을 한 것을 털어놓았다. “정말 순탄하게 굴곡 없이 살아 온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대로 힘든 것이 있었다. 술 마시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남들이 나에게 하는 말이 다 거짓말 같았다”라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20일 ‘어느 멋진 날’이 공개됐다. 정용화가 발표하는 첫 번째 솔로앨범으로 동명의 타이틀을 포함해 총 10곡이 수록됐다. 정용화는 윤도현과 양동근, 버벌진트, 대만 스타 임준걸, 미국의 블루스 기타리스트 피터 말릭 등과 함께했다.
씨엔블루와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그리고 한성호 대표는 잠시 멀리했다. 심지어 분신과도 같은 기타도 내려놓았다. 정용화는 “내 손으로 시작해서 내손으로 끝나는 작업”이라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고 결국 스스로 만족할 수 있었던 결과물이 나왔다.
그리고 정용화가 달라진 것이 또 하나 있다. 과거 드라마나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묘사된 정용화는 ‘순정남’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이번 ‘어느 멋진 날’ 뮤직비디오에서는 사랑에 과감해졌다. 정용화는 실제로도 사랑이 찾아왔었음을 고백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이번 앨범에 담았다.
사랑은 뮤지션을 잉태시킨다. 그리고 방황을 통해 성장한다. 정용화는 첫 솔로앨범을 통해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아이돌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내고 온전한 아티스트의 길로 접어들었다.
정용화가 너무 아티스트에 취해 혹시라도 씨엔블루 활동에 소홀해지면 어쩌지. 정용화는 “(솔로앨범을 통해) 앞으로 씨엔블루 노래 더 잘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씨엔블루 팬들이 쓸데없는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말이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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