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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 소리꾼 출신 김연아 신곡 ‘두루두루’로 인기몰이

입력 : 2014-12-22 20:54:12 수정 : 2014-12-22 21: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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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곡 제조기 김정호 작곡의 국악가요 반응 좋아
어려운 세태에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팬들 가슴 적셔
민요 가수인 김연아가 최근 5집 앨범 ‘두루두루’를 발표하고 다시 돌아왔다. 한층 무르익은 보이스, 흥겨움과 감동을 함께 전하는 그녀의 무대에 가요계가 주목하고 있다.

‘청계천 연가’와 ‘서울숲 한강’으로 사랑을 받아온 김연아는 전통의 민요와 가락이 이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메시지와 감동을 전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산증인이다.

◆의류 사업가에서 가수로, 운명처럼 찾아온 꿈

유년시절부터 그녀는 음악신동 소리를 들었다. 어떤 노래건 서너 번만 들으면 외울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주변사람들은 그녀가 가수로 대성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어려웠던 시절, 끼니를 때우는 것조차 힘들었던 지독한 가난은 그녀에게 꿈을 이룰 기회를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불과 열 여덟의 나이에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김연아는 동대문시장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허드렛일부터 서울살이를 시작하게 되고, 이후 의류 사업가로 20년을 이 곳에서 보내게 된다.

까맣게 어린 시절의 꿈을 접고 중년을 향해가던 그녀에게 운명처럼 기회가 찾아온다.

“매일같이 고된 업무로 몸을 혹사하다보니 결국 큰 병이 나게 되더군요. 극심한 통증에 몸져 누우면서 결국 사업장을 정리하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노래교실을 찾게 되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게 되었는데, 거짓말처럼 통증이 가라앉기 시작하더군요.”

그렇게 다시 노래를 접하며 오랜 지병을 떨쳐낸 김연아는 제2의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다. ‘노래하며 이웃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가수로 살기로 마음을 굳힌 것.

2001년 무형문화재 이은주 명창과 이춘희 명창에게 사사받고 지도교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그녀는 이후 민요가수로, 그리고 국악교육자로 왕성한 활동을 시작한다. 늦은 출발이지만 타고난 재능이 있었기에 크고 작은 상을 수상하며 가수로서의 꿈에 한발 한발 가까이 다가갔다. 서울 경기민요 민족문화예술 대상, 전국예술경연대회 경기민요 특상,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국악부문 대상을 수상 등의 경력이 이를 뒷바침한다.

2006년 꿈에도 그리던 대중가수로서 자신의 첫 앨범(‘청계천 연가’)을 발표했다. 김연아(본명 김영애)라는 예명을 사용한 것도 이때부터. 동명의 스포츠 스타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이전의 일이다.

‘서울숲 한강’ ‘꽃을 피우리’ 등 탁월한 국악가요들을 발표하며 가요계의 주목을 받았던 그녀가 올해 새 앨범 ‘두루두루’를 발표하며 다시 팬들에게 돌아온 것은 민요가수가 많지 않은 가요계 현실로 봐서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노래하는 타이틀곡 ‘두루두루’

새 앨범 타이틀곡 ‘두루두루’는 ‘꽃을 든 남자’ ‘꽃나비 사랑’ 등으로 유명한 히트곡 제조기 김정호가 작곡한 국악가요다. 우리 고유의 4.4조 운율이 귀에 감기는 신명나는 곡이다.

‘두루두루’는 삭막한 뉴스가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사회 각계에 갈등과 반목이 심화되고 있는 요즘 세태에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서로를 이해하고 웃으며 두루두루 함께 살아가자는 메시지가 소리꾼 김연아의 애절한 음색에 실려 잔잔하면서도 간절하게 가슴을 울린다.

‘난을 키우는 여자’는 옛 시조의 처연한 애조가 진하게 가슴을 울리는 트로트 곡이다. 국악풍 가요의 일인자로 정평이 난 김상길이 작곡했다. 사랑에 울고 기다림에 지쳐본 이라면, 시든 꽃잎을 보며 까닭모를 눈물을 머금어본 이들이라면, 절절히 맺혀진 서정에 깊게 빠질 수 있는 곡이다.

그녀의 데뷔곡이기도 한 ‘청계천 연가’와 후속곡 ‘서울숲 한강’은 삭막한 도심 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낭만과 아름다움을, 그리고 우리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일깨워주는 노래다.

그녀가 직접 작사한 ‘꽃을 피우리’는 삶을 관조하는 우리 고유의 서정을 흥겨운 민요 가락 속에 담아낸 노래다.

가수 김연아의 노래 속에는 우리네 전통 민요의 정수, 곧 한국인의 DNA에 깊게 새겨진 고유의 정한(情恨)과 신명, 그리고 해학이 살아 숨쉰다.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끝없이 소통하는 세련된 감성을, 소외된 우리 이웃의 지친 어깨를 감싸안는 따스한 시선을 머금으며 우리를 반기고 있다.

◆두루두루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소리꾼

사업가로서 각박한 산업 일선에서 살아갈 때에도, 가난한 이들을 보면 차비까지 털어 도와줘야 마음이 놓였다는 김연아. 그렇기에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그녀에게 있어 봉사활동은 가수인생의 알파요 오메가다. 매주 소외된 이웃과 독거노인, 군부대를 찾아다니며 노래봉사와 이웃사랑에 앞장서는 그녀에게 무대란 ‘사랑을 전하는 출구’에 다름아니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잊지 않는다는 무대 인사에 그녀의 가요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음악으로 지병을 이겨내고 새 삶을 찾으면서 ‘과연 내가 이 나이에 무엇을 해야 보람된 삶을 살 것인가’를 생각하며 가수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제 노래를 듣는 한 분 한 분이 웃음을 잃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어떤 무대건 오르겠습니다. 두루두루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강민영 선임기자 mykang@sportworldi.com

국악가요 ‘두루두루’ 발표한 가수 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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