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현·윤대석·김태균 선수로 구성된 전남대 산악회는 남자대학부 단체전에서 독도법·주마링·운행 등 모든 분야에서 월등한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대학부 광주대표선수인 전남대산악회의 이나원·박두리·차태양 선수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여자팀 주장인 이나원(22) 선수는 전국대통령기 등산대회에서 이미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고 이번까지 공인 전국대회에서 전무후무한 4연패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나원 선수를 서면 인터뷰 했다.
-등산대회 4연패 소감은?
“사실 등산대회 3연패를 하고 나서 더 이상 대회에 나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매년 대회요강이 크게 바뀌지 않아 준비하는 과정은 많이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계속 우승을 해 온 터라 조금이라도 실수해 우승을 못하게 되면 그 동안 쌓아왔던 것들이 누가 될 것 같고, 무엇보다도 큰 이유는 우리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이번에 대회에 참여할 여자회원이 많지 않아 어쩌다보니 또 나가게 되었고 우승을 맛보았는데 사실 내가 우승했다는 기쁨은 크지 않았다. 같이 뛰어준 재학생 모두와 일반부 선배들이 함께 우승했다는 기쁨이 크다. 함께 누릴 수 있었기에 더 뜻 깊고 기쁨도 배가 되었던 것 같다.”
-왜 산에 다니기 시작했는지?
“고향이 지리산 자락인 전남 구례여서 아주 어릴 때부터 지리산을 동네 뒷산 마냥 오르곤 했다. 고등학생 때까진 주말에 가족들과 가볍게 등산 다니는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항상 산에 다닌 추억이 내게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대학교에 입학하고 가장 마음이 끌리는 전남대 산악회에 입회했다. 생전 처음으로 암벽도 타고 산에 대한 지식도 쌓아가면서 점점 전문성을 띄게 되었다. 지금은 같이 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산 그 자체가 이제는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너무도 소중한 것이 되어버렸다.
-이나원 선수에게 등산이란 무엇인지?
“산악회 생활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내 자신이 점점 산악회화 되어가고 이제는 그 무엇보다 산에 간다는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뛰고 행복해진다. 힘이 나고 산에 갈 날이 기다려지는 게 익숙해졌다. 산에 가면 물론 즐겁지만 가끔 후회할 때도 있는데, 산에서 내려오는 동시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가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다. 나에게 등산이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산이 있다면.
“언제 생각해도 설악산이 가장 좋은 것 같다. 1학년 하계 때 처음 릿지인 유선대에서 본 암벽은 시간이 지나도 절대 잊을 수가 없다. 그 위에서 암벽을 가르쳐준 전남대 산악회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릿지뿐만 아니라 가보지 못한 종주 코스들도 수없이 많다. 최근에 산악회 선후배들과 십이선녀탕을 갔다왔는데 금방이라도 신선이 나올 것 같은 느낌과 울긋불긋한 단풍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다. 앞으로 설악산의 다양한 코스를 다니면서 설악산을 더 알아가고 싶다. 그럴수록 나에게 설악산은 더욱 못 잊을 산이 될 것 같다.”
-여성산악인으로서의 포부가 있다면.
“‘여성산악인’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봐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아직 그런 단어는 나에게 맞지 않는 것 같다. 일단, 1학년 때부터 꿈꿔온 백두대간 일시종주를 하고 싶다. 그리고 산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대개 그러하듯이 만년설이 덮힌 산에 발을 내딛고 싶다. 망설이다가 후회하기보다 오는 기회를 똑바로 부여잡아 끝없이 도전하고 싶다. 만약 그런 기회가 온다면 정상 등정보다는 내 한계를 찾는다는 목적으로 고산과 마주하고 싶다.”
강민영 기자 mykang@sportsworldi.com
전남대산악회 이나원 선수.
전국체전에 산악 일반등산 부문 광주대표로 출전해 종합우승을 거머쥔 전남대산악회 선수들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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