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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도 놀란 이승엽…국민타자는 진행형

입력 : 2014-10-13 16:00:48 수정 : 2014-10-13 16: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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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 해줄 줄 누가 알았겠노.”

시즌 중반 류중일 삼성 감독은 식사자리에서 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통합 4연패를 모두 달성한다면, ‘명장’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류 감독은 “민망하게 무슨 명장이냐 아직 멀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리곤 “(이)승엽이가 참 잘해주고 있다”고 화제를 돌렸다. 당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곤 해도 우승 얘기는 설레발이었지만 류 감독은 “만약 우승한다면 승엽이가 가장 큰 역할을 해준 선수”라고 확언했다.

류 감독의 칭찬은 지금도 유효하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삼성은 정규시즌 4연패를 눈앞에 두고 있고, 이승엽(38)은 여전히 맹활약하면서 한국프로야구사에 새로운 역사를 새길 준비를 하고 있다.

12일 현재 이승엽은 타율 3할4리(496타수 151안타) 32홈런 101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막바지 추락 수준의 타격감 하락이 없다면 이승엽의 3할­-30홈런­-100타점 기록은 확정적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이승엽은 2001년 롯데 소속의 펠릭스 호세(타율 3할3푼5리 36홈런 102타점)가 세운 최고령(36세)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개막 이전을 되돌아보면 이승엽 본인도 놀랄 정도다. 이승엽은 타율 2할8푼 20홈런 80타점이 목표라고 했다. 현실을 직시하고 최소한의 자존심을 채울 수 있는 수치로 목표를 낮게 잡은 것이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을 직시한 냉철한 판단이 제대로 통했다. 타격폼을 수정하고 스윙폭을 작게했으며 방망이 무게까지 줄였다. 국민타자의 자존심을 고수하기보단 살아남기 위한 변화를 받아들였고, 이런 유연한 자세가 바로 올 시즌 이승엽의 성공요인이다.

류 감독은 이승엽에 대해 끝없는 믿음을 표현하면서도 “본인이 스스로 안된다고 판단하면 박수칠 때 떠나는 게 맞다”고 냉철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승엽은 세간의 물음표를 성적으로 지워버렸다. 올 시즌 이승엽은 그가 왜 ‘이승엽’인지를 보여준 한 편의 다큐멘터리였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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