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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이승엽, 그 자체로 감동이다

입력 : 2014-07-07 15:58:17 수정 : 2014-07-07 1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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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3할3리(274타수 83안타) 19홈런 58타점.

역대급 타고투저의 시즌 속 언뜻 평범해보이는 성적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로 이승엽(38·삼성)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또 홈런 5위, 타점 공동 8위라는 수치는 1976년생 우리나이로 서른아홉의 타자라는 점에서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2012시즌을 앞두고 일본에서 복귀한 이승엽은 그해 타율 3할7리 21홈런 85타점을 올리면서 삼성의 통합 2연패째에 큰 힘을 보탰다. 문제는 이듬해 발생했다. WBC 참가와 함께 컨디션 조절 실패로 타율 2할5푼3리 13홈런 69타점으로 부진했다. 한국에서 뛴 11시즌 중 최악이었다. 일각에서는 노쇠화를 지적하며 은퇴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는 없었다. 힘과 배트스피드의 저하를 받아들이고, 배트를 낮췄다. 간결한 타격자세를 위해서였다. 동시에 장타보다 콘택트를 선택하면서 몸쪽공 대처도 좋아졌다.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변화를 선택한 것이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사실 시즌 초 류중일 감독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이승엽의 은퇴에 관한 내용이었다. 당시 류 감독은 “승엽이 정도의 선수라면, 떠나야할 때를 알아야한다. 대스타의 커리어를 가진 선수라면, 벤치신세를 질 바에야 스스로 선택을 해야한다”고 했다. 류 감독은 “왜 승엽이를 주전으로 기용하겠는가, 충분히 실력이 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후배사랑에 열혈인 류 감독이라도 최강팀의 수장이고, 팀에 도움이 안되는 선수라면 이승엽이라도 감싸줄 수는 없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 때가 오면 마음을 정리하고 은퇴하는 게 맞다는 냉철한 생각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승엽은 반등했다. 700만 야구팬은 물론 류 감독조차 은퇴를 조심스럽게 감안하고 있는 시점에서 당당히 부활했다. 요즘도 이승엽은 가장 먼저 야구장에 출근한다. 이승엽의 현역인생은 여전히 진행이라는 점, 그 하나만으로 감동이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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