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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수의 SW초대석]현대인의 삶 전통민화로 곰삭혀 내다

입력 : 2008-09-04 21:18:53 수정 : 2008-09-04 21: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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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그리는 민화작가 남정예
“삶과 희망의 리얼리티 그려내겠다”
민화는 일종의 꿈을 그린 그림이다. 부부 금실, 다산과 오복, 무병장수를 꿈꾸고 부귀공명을 희망한다. 생활주변 모든 물상을 맘껏 다루고 비현실적 세계의 온갖 상상까지 무한 소재로 삼는다. 소재의 개방성이라 할까. 그래서 여느 그림과 달리 환상성을 갖는다. 우리 것의 진 맛을 더욱 잘 드러내고 잊혀져간 기억을 새록새록 보여주고 있는 남정예 민화작가의 작품세계에서 지친 심신을 위안하는 민화의 ‘꿈’을 따라 가본다.

남정예 작가의 작업실 창(窓)을 여니, 길 건너 조계사(曹溪寺) 회화나뭇잎 사이로 눈부시게 쏟아지는 아침 햇살이 손에 잡힐 듯 했다. 가을 아침, 작가와의 전통 차(茶) 한잔의 향은 그 자체로 민화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지상낙원의 비전을 제시한 그림이라는 상징과 닮아 있었다.

#염원

기억한다. 우리 할머니, 어머니의 지극정성이 깃든 간절한 기원을. 그 때 느꼈던 우리들 인간 본능의 애정과 사랑 그리고 엄숙함을. 다복 장수 부귀영화…. 민화의 친숙함은 이처럼 많은 의미의 소박한 염원을 함축해 있다. 선조들의 시대상은 물론 미의식과 정감이 우리를 감동케 한다. 그래서 민화는 존재를 위한 상징화이며 당위를 선언하는 파노라마이다. 불가의 만다라이며 무속에서의 서천서역국(西天西域國)이다.

#전통에 담아낸 현대인의 꿈

남정예 작가는 전통의 그림을 그리되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오늘에 재현하되 복제(reprica)에 붙들리지 않는다. 전통을 현대에 익혀내고 현대를 전통에 곰삭혀 담아낸다. 전통을 빌어 인간의 꿈을 선포하고 현대 인간의 욕망을 전통 속에 구현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장장식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작가의 가지런한 붓끝을 놀려 세상을 화폭에 담아내는 모습은 구도자의 그것과 비견된다. 십장생의 소재들을 과감히 생략하고 소나무와 거북만을 배치하거나 모란과 소나무만을 분할한 두 폭짜리 십장생도는 전통에 머물지 않고 새롭게 해석하려는 그의 노력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오늘의 존재와 내일의 꿈을 말하다

현대회화의 범주에서도 작가가 추구하는 민화의 순수 회화로의 지향은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미술센터 이일영 관장은 “소나무 작품들은 창의적 민화와 회화적 민화에 대한 과제에 대하여 완성적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다양한 형태의 모란도 역시 실험적 조형작품에서 작가가 의도한 감각적 구성이 돋보인다.

작가는 “민화가 가지고 있는 조형성은 오늘날의 회화 표현방법에 다양성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원천이다. 선조들의 일상생활과 염원을 민화에 담아내었듯이 현재의 삶의 모습을 담아내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속으로 들어서 삶과 희망의 리얼리티를 그려내는 것이 나의 과제”라고 말했다. 내일을 그리며 오늘을 이야기하고 내일을 꿈꾸며 오늘에 존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민화 화폭에 담겨지는 놀라운 보편적 진실이 아니겠는가.

스포츠월드 김태수 편집국장 tskim@sportsworldi.com

◆남정예는 누구…

성신여대 미술대 공예과 졸업. 홍익대 미술대학원 동양화 전공. △개인전 4회=서울화인아트쇼(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남정예 민화작품전(인사아트센터) 등 △초대 및 단체전=한국 미술의 조형과 빛깔 전((한국미술센터),중국 상해 아트페어(중국 상해 무역센터), 한·중 현대미술의 만남 전(중국 위해시 박물관 초대), 일본 송광시 묵화연구기념 일·한 교류전(현립 미술관) 등 다수. 현, (사)우리민화협회 이사. 남정예 민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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