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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신치용·김세진 사제의 소주회동…어떤 일이?

입력 : 2013-11-12 19:49:05 수정 : 2013-11-12 19: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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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님 너무하세요∼.”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난 사제인연, 술자리를 빌어 노하우를 캐내려던 김세진 감독은 “하나도 안 가르쳐주시더라”며 ‘역시’를 되뇌었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서 열린 V리그 1라운드 러시앤캐시와 삼성화재의 한판 승부, 이변없이 V리그의 절대강자 삼성화재의 셧아웃승으로 판가름 났다. 결과보다 배구팬의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사제대결이었다. 1996년 감독과 선수로 삼성화재의 창단을 함께한 신치용 삼성화재, 김세진 러시앤캐시 감독은 이후 슈퍼리그 8연패와 V리그 원년 우승 등 77연승을 대기록을 쓰면서 한국배구를 접수했다. 이젠 세월이 흘러 어느덧 사제지간이 아닌 적으로 다시 만났다.

그래도 쌓인 정을 잊을 수는 없는 법. 첫 사제대결 후 김세진 감독은 옛 스승에 “소주 한잔 사주십시오”라고 했고, 신 감독은 흔쾌히 이에 응했다. 그리고 그날밤 두 사람은 밤새 소주잔을 기울였다.

12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원정경기, 김세진 감독은 ‘소주 회동’에 대해 묻자 “죽도록 마셨다”고 손사래를 쳤다. 여전한 신 감독의 주량에 혀를 내두르면서 “힘들었다”고 눈을 흘겼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발언도 있었다. 바로 신치용 감독이 이런저런 조언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세진 감독은 익혀야할 여러 노하우를 들으려고 했지만 정작 신 감독은 배구 외적인 얘기만 술잔을 기울였다.

김 감독은 “절대로 먼저 질문을 하지 않는 이상 얘기하시지 않더라”며 아쉬워했다. 사실 이젠 적으로 만났고 약육강식의 프로세계에서 ‘호랑이 새끼’를 키울 필요는 없다. 내심 섭섭하기도 했던 김 감독은 얘기를 나누다 그 진의를 깨달았다. 김 감독은 “같은 감독끼리 만나다 보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등의 얘기는 안하시더라, 아마 내 자존심을 생각해주신 같다”며 “그래도 질문한 부분은 알려주셨다”고 싱긋 웃었다.

그리곤 김 감독은 “우리 팀을 보시곤 선수들이 젊고 자원도 많다고 부럽다고 하시기에, 그러면 바꾸시죠라고 했다”며 껄껄 웃었다. 물론 그 이후 신 감독의 대답은 비밀에 부쳤다.

아산=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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