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신원호 감독이 기자간담회 때 한 말이다.
‘한지붕 세가족’은 MBC의 희대의 주말 가족극이었다. ‘한지붕 세가족’은 1986년부터 1994년까지 방송된 장수 드라마이자 국민 가족극으로 그 당시 최고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전원일기’가 농촌 가족극이었다면 ‘한지붕세가족’은 도시 가족극의 효시다. ‘응팔’의 주무대였던 88년 그때의 골목주택가 가족들의 이야기를 먼저 풀어 낸 것이다. 다양한 세대층이 출연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젊은 부부에서 중견층까지 다양한 민중의 모습을 대변했고 이웃 간의 정을 보여준 점이 매력포인트였다.
‘응팔’의 신원호 감독도 ‘한지붕세가족’을 보고 자란 세대로 ‘응팔’은 그 시대을 기억해내는 추억극이기도 하다. 화끈한 스킨십이 아니어도 작은 선물에 두근거리고, 스마트폰 메신저가 아닌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기다림의 미학을 보여준다. 특히 ‘응팔’의 핵심은 모든 가족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여주인공의 신랑찾기라는 재미보다도 그냥 틀어놓기만 해도 모든 이야기에 잔잔한 감동이 묻어난다. 지난 12일 방송분까지 매회 출연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풀어낸 바 있다. 요즘 드라마의 남주, 여주를 가르는 세태와 달라도 크게 다른 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어디서 저걸 구해왔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 당시 소품들과 배우들의 패션, 가끔씩 메이커가 그대로 노출되며 나오는 광고들은 현실감 그 자체다. 요즘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놓고 생필품과 옷을 광고하는 그것과는 다르게 밉지가 않다.
“가봐도 모르고 안가도 모르는 인생길 따라서 흘러 흘러서 아침 새소리 눈을 뜨고∼”

‘응팔’은 ‘응답하라’ 시리즈 중에 가장 옛날 이야기인 1988년도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젊은 시청자들이 1990년대 출생자가 많기 때문에 공감이 가능하겠냐는 의구심도 있었다. 하지만 그리 먼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었고 결국 가족과 우정, 사랑 이야기를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녹여냈다. 자칫 이야기가 산으로 갈 수 있는 정치 이야기 등의 무거운 소재를 배제한 것도 성공포인트로 뽑힌다.
‘응팔’은 ‘한지붕 세가족’이 그랬던 것처럼 그냥 틀어만 놔도 훈훈한 드라마가 되고 있다. 벌써 반 이상이 진행된 ‘응팔’의 인기가 어디까지 치솟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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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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