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건욱은 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와 8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SK의 11-1 승리를 이끌었다. 이틀 연속 한화를 제압한 5위 SK는 58승1무63패를 기록하며 4위 LG와의 경기 차를 1.5로 유지하며 4위 탈환의 희망을 이어갔다.
여건욱은 ‘대체 선발’이었다. 당초 이날 선발은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였다. 하지만 밴와트가 최근 연습 투구에서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했고, 여건욱이 전날 ‘땜방 선발’의 임무를 받았다. 밴와트는 지난 7월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이후 9승1패(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한 팀 내 에이스다. 여건욱으로선 어쩔 수 없이 바통을 넘겨받았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몫을 해내야 했다. 더군다나 팀은 이날 자칫 패하기라도 한다면 팀의 4강 진입의 희망이 없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이만수 SK 감독은 “대체 선발투수지만 여건욱도 최근 많이 기량이 올라왔다. 기대를 많이 걸고 있다”고 호투를 기대했다.
여러 부담 속에 등판한 여건욱은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결과는 프로 데뷔 후 자신의 최다 이닝인 8이닝을 소화했고, 3피안타로 무실점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시즌 3승째(3패). 큰 위기는 없었다. 최고 146㎞의 묵직한 직구로 상대 타선을 윽박질렀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구위가 좋았다. 상대 중심타선에 포진한 김태균과 펠릭스 피에 등은 여건욱의 체인지업에 연신 헛방망이를 휘둘렀다.
여건욱은 SK 데뷔 후 계속된 홈 징크스도 시원하게 날렸다. 이 경기 전까지 문학에서 20경기에 나선 그는 4패만을 떠안았다. 그러나 여건욱은 이날 프로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고대하던 시즌 첫 홈구장 승리를 낚았다. 여건욱은 경기 뒤 “(정)상호형의 리드가 좋아 그것을 믿고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팀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문학=정세영기자 ni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