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에 지인의 소개로 왔다고 하면서 40대 중반의 K씨가 상담을 와서 하소연을 했다. “요즈음 가게에 손님도 없고, 식당을 팔려고 해도 나가지는 않고, 문을 닫자니 그동안 투자한 돈이 아까워서 미칠 지경입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개업한지 얼마나 되셨나요.” “올해로 2년째입니다.” “지난해까지는 괜찮았는데 올해 들어와서 영 장사가 안 되는 군요.”
사주를 보니 잔나비띠생으로 생일이 임인(壬寅)일주이며 음력 10월에 태어나서 월령을 얻었다. 신강한 사주가 수호신이요 필요로 하는 오행이 병화(丙火)다. 임수일간(壬水日干: 생일을 나타내는 오행)이 병화를 보면 강휘상영(江輝相映:강물과 햇볕이 서로 반짝이며 비추어 줌)의 사주로 운이 강하고 재운이 깃들어서 일확천금의 복덕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사주일 뿐 만 아니라 10년마다 들어오는 대운에서도 희신(喜神:기쁨을 주는 오행)군에 들어와 있다.
“사주로 봐서는 지금 그렇게 고생을 할때가 아닌데요.” “그것참 이상하군요, 사주가 좋으면 장사가 잘 될 텐데 왜 그럴까요.” 필자가 사주를 잘못 뽑았다고 생각하는 표정이다. “사주는 속이지를 않습니다.” “그럼, 원장님 시간을 내셔서 저의 가게 좀 와봐 주시면 안될까요.”
지인의 소개로 온 손님이라 다음날 시간을 내서 가게를 가보았다. 가게에 들어서니 이상한 기운을 느꼈으며 음산한 분위기에 생기가 없고 종업원들도 얼굴표정이 하나도 밝지를 못하였다. “가게를 수리하신 적이 있나요.” “네 지난겨울에 주방이 좁은 것 같아서 늘렸고 종업원 자는 방의 벽을 터서 넓게 늘렸습니다.”
“터줏대감의 심기를 건드리고 가게에 손을 대서 동티가 났습니다.”
“가게를 수리 하고나서 고사도 안지내고 터줏대감에게 음식대접도 안했으니 심기가 불편해 장사가 잘 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 장사를 그만 하려고 하는데 터줏대감을 달래면 가게를 팔수가 있겠습니까”
이 가게와 인연이 안 되려고 K씨는 아애 가게를 팔아 버릴 목적이다. “터줏대감을 잘 대접해주면 팔릴 것입니다.”
K씨가 하도 서둘러 다음날 간단한 음식을 차려서 터줏대감을 달랬다. 이일을 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K씨는 큰 손해를 보지 않고 가게가 팔렸다.
운이 좋으니 새 식당을 계획 하고 있는데 K씨는 사사건건 모든 집안의 일이나 사업에 대하여 의논을 하느라고 바쁘다. “원장님은 저의 인생의 멘토이십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텃세 부린다’라는 말이 있다. 새로 입사한 사원에 대하여 기존 인원들이 텃세를 부리느라고 피곤하게 할 때가 있으며 어떠한 단체나 조직에서도 “내가 이 조직을 처음 만든 창업공신이다. 이 단체를 위해 많이 헌신하였다”면서 텃세를 부리는 경우를 흔히 본다.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터줏대감 노릇을 하려한다. 그래서 어떤 지혜로운 사람은 그 단체의 건물을 짓고 나면 텃세로 인한 교만을 막기 위해 그곳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퇴역이다.
김상회 역학연구원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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