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라이프

검색

'호텔박물관'서 한국 호텔 과거·미래를 본다

입력 : 2011-06-08 22:51:44 수정 : 2011-06-08 22:51:44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롯데호텔 서울 1층에 개관… 역사적 사료 200여점 전시
시대 변천사·문화·비전 등 오롯이 담겨… 무료입장 가능
정감있는 여행가방과 초창기 호텔 엽서들.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은 어디일까?

최초의 근대식 호텔은 1888년 일본의 해운업자가 인천에 건립한 대불호텔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삼국사기 한 쪽에도 우리나라 최초의 숙박시설인 우역에 대한 문헌이 나온다. 우역은 신라 소지왕 9년 487년에 개설된 국가 문서의 송달과 관물의 운송, 출장 관리들의 숙박 편의를 위한 기관이다. 또한 통일신라시대에는 신라관과 신라원이 있었다. 이 시설은 통일 신라 시대 장보고에 의해 만들어져 당나라를 찾는 신라인의 숙소로 제공되었고 장안으로 가는 길목에 설치되어 숙식을 제공하던 곳이다. 그 후로 고려시대에는 참역제가 있었고 조선시대에는 각처에 관(고관들의 숙박시설), 원(하급 숙박시설), 점(주막) 등 숙박시설이 이 땅에 존재했다. 

1940년대 조선호텔 메뉴판.
이 모든 숙박시설들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호텔박물관’이 최근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 1층에 문을 열었다. 지난 4월 문을 연 이곳은 한국 호텔산업의 역사와 전통, 시대적 변천사 그리고 문화와 비전이 총 83㎡의 공간에 오롯이 담겨 있다. 규모가 작은 박물관이지만 한국 호텔산업의 전통과 역사를 보여주는 ‘역사존’과 롯데호텔의 탄생부터 미래까지를 보여주는 ‘롯데존’으로 짜임새 있게 나뉘어 있으며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입장이 가능하다. 

역사존에는 삼국사기 복제본를 비롯해 역사속 숙박시설의 흔적들이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다. 가장 흥미로운 구경거리는 1910년∼1930년대 초 경성의 모던보이들의 사교장 역할을 했던 손탁호텔에서 사용되었던 찻잔세트와 포크, 나이프 등 오래된 물건들이다. 호텔 태그가 부착되어 있는 여행가방과 카메라와 호텔 엽서, 1938년 반도호텔 개관 당시 사용된 재떨이, 성냥갑, 리플렛, 엽서 및 사진들도 정겹다. 

1980년대 사용되던 VIP용 정찬 식기 세트.
1945년4월 조선호텔 디너 메뉴판을 살펴보면 ’메뉴1’과 ’메뉴2’ 두 가지 중 고를수 있게 되어 있고 푸르츠 칵테일, 치킨과 누들 수프, 로스트 치킨과 크렌베리 소스, 베이크드 햄과 파인에플 건포도 소스, 메쉬 포테이토, 월도프 셀러드, 아이스크림,이스터 케이크, 커피 등이 등장해 당시 상류층의 호사스럽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말로만 듣던 초창기 근대 호텔인 ‘대불호텔’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손탁호텔’, 최초의 상용호텔인 ‘반도호텔’등 조선말부터 1940년대까지를 아우르는 근대호텔의 태동과 발전사, 1950년대 정부주도 호텔사업의 재정비부터 60년대 관광호텔의 발전, 70년대 산업화와 대형호텔의 등장 등 시대별 현대호텔의 발전(1940년대 후반∼현재)까지 한국호텔사 모두를 아우르는 다양한 정보와 함께 한국 호텔 산업관련 유물 및 자료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 호텔및 관광관련 학과 대학생들에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사라져 가는 기계식 자물쇠(왼쪽)와 현대식 카드키.
롯데존 에는 롯데의 기원이 된 ‘샤롯데 초상’을 비롯해 우리나라 최초의 특급 호텔 건립 작전이었던 ‘비원프로젝트 도면’과 인허가서, 1979년 롯데호텔서울 개관 당시 사용되었던 개관파티 초청장과 각종 홍보물, 개관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이 영국에서 직접 구입해 들여온 보비런던(2010년 폐장한 롯데호텔서울의 영국식 펍)의 접시와 머그컵, 오픈당시의 호텔 모형, 1980년대 롯데호텔 레스토랑에서 사용된 성냥갑들이 전시되어 있고 개관 당시부터 현재까지의 호텔 객실 잠금 장치의 변천사도 한눈에 볼 수 있다. 

VIP 전용으로 사용되었던 양식기 풀 세팅, 스타마케팅을 통해 제작된 각종 기념품과 주요 VIP 방문 사진, 방명록 등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롯데호텔이 보유한 총 200여점 이상의 사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1905년 전후 물건인 손탁호텔의 포크와 스푼.(왼쪽) 1930년대말 쓰이던 반도호텔 성냥과 재떨이.
이 박물관의 훌륭한 면모는 롯데호텔 자체의 역사에 그치지 않고 지금은 경쟁 관계에 있는 타 호텔들의 개관 당시 사진과 관련 유물들이 모여 있다는 것. 해외 호텔들이 간혹 자체 역사 박물관을 갖추고 있는 경우는 있지만 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호텔 박물관은 흔치 않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텔체인 롯데호텔의 대범함이 돋보이는 점이다.

글·사진=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