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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사요나라 이츠카’, 운명으로 시작 운명으로 끝나는 러브스토리

입력 : 2010-04-01 09:20:42 수정 : 2010-04-01 09: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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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하게 변신한 ‘러브레터’ 미호, 순수한 표정 변함없어
‘인간은 죽을 때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과,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 거야.’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는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 그 사이의 괴리를 집요하게 파고들어간다.

패기 넘치는 청년 유타카(니시지마 히데토시)는 아름다운 약혼녀 미츠코(이사다 유리코)와의 결혼을 앞두고 이스턴 에어라인 방콕지사로 발령받는다. 그곳에서 숨 막히는 매력의 토우코(나카야마 미호)를 만나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한 눈에 반한 사랑, 영화는 사랑이 시작되는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그러다 갑자기 현실의 일과 사랑을 자각하게 된 남자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여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참 오랜만이다. 그는 1999년 한국을 강타한 ‘러브레터’의 히로인. 하얀 눈밭에서 “오겡키데스까”를 외치던 청순한 그녀가 요염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왔다. 맘에 든 남자에게 무턱대고 찾아가 우선 속옷부터 벗어버리는 그녀를 보고 순간 당혹스러워할 수 있다. 섹시한 몸짓과 격정적인 베드신이 이어진다. ‘러브레터’를 기억하는 한국 관객들에게 미호의 변신은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영화에 집중하다 보면 사실 달라진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랑을 그리워하는 그녀의 미세한 표정은 ‘러브레터’ 속 그대로다. 본능적으로 사랑을 추구하는 그녀에게서 어떤 이들은 오히려 순수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동정심과 슬픔이 뒤섞인 미묘한 감정적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요나라 이츠카’는 사랑의 본질을 추구하는 영화다. 붉게 이글거리는 태양이 강렬한 태국의 이국적인 풍경은 영화 속 판타지에 기능한다. 특히 남자들의 판타지다. 사랑하고 싶은 여자와 사랑받고 싶은 여자 사이에서 지켜보기에도 행복한 고민을 한다.

결국 남자가 사랑에 이기적이다. 그리고 사랑을 원하는 쪽이 더 힘들어 한다. 사랑의 쓴맛을 알고 있는 이들이 처절하게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정우성, 손예진과 함께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만든 이재한 감독들은 일본배우와 작업하면서도 특유의 감성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의 흐름을 잘 따라갔다. 마치 꿈이라도 꾸는 듯, 사랑하고 상처받고 치유하며 다시 그리워하는 남녀를 지켜볼 수 있다. ‘사요나라 이츠카’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한국이 영화를 기획 투자했고, 태국을 배경으로 했다. 그리고 일본에서 먼저 개봉해 흥행수입 135억 원을 돌파하는 성공을 거뒀다. 국제화를 추구하는 한국영화계에 주어진 선물과도 같은 영화다. 한국에서는 오는 4월15일 개봉된다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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