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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에 '이정후'가 떴다, 배드민턴 이정수·이승후가 꿈꾸는 ‘금빛 스매시’

입력 : 2026-10-19 07:15:41 수정 : 2026-10-19 07: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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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후와 이정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이승후와 이정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일본 나고야에 ‘이정후’가 떴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APG)에 나서는 남자 배드민턴 이정수(20·서울의료원)-이승후(17·전북특별자치도) 조가 주인공이다. 광주에서 만나 4년 동안 함께 땀을 흘린 두 사람. 두 선수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딴 '이정후 듀오'의 목표는 금빛 마무리다.

 

이정수(스포츠등급 SU5)-이승후(SL3) 조는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시 일원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APG에서 남자 복식(SL3-5) 호흡을 맞춘다. 배드민턴은 18일 개회식에 앞서 지난 16일부터 예선에 돌입했다. 복식은 물론 단식에도 출전하는 두 선수는 하루 두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수는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APG 무대다. 항저우에선 예선부터 세계랭킹 2위의 강호 팡젠위(대만)를 만나 일찍 메달 도전을 마쳤다. 그는 “빨리 떨어지는 바람에 대회 구경만 하다 끝났다. 이번에는 두 번째인 만큼 최선을 다해 해보려고 한다”며 “최종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라고 힘줘 말했다.

 

특히 이정수는 비장애인 아시안게임(AG)을 보며 철저히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자신과 경기 스타일이 비슷한 남자 단식 동메달리스트 유태빈(김천시청)의 경기를 챙겨보며 플레이뿐 아니라 체육관 환경까지 살폈다. 그는 “공격적인 선수가 왜 랠리를 길게 이어가는지 생각하며 봤다. 직접 뛰어보니 섣불리 스매시를 했다가는 오히려 당할 수 있는 경기장이더라. 체육관 코트 배경이 빨갛다 보니 셔틀콕이 더 느려 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이번에는 랠리를 길게 이어가는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 꼭 이기고 싶은 상대도 있다. 일본의 타이오 이마이다. 이정수는 “한 번 이기고 한 번 져서 상대 전적이 같다.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혹시 만나면 눈빛에 불을 켜고 이겨보겠다는 다짐으로 나왔다”고 했다.

 

첫 출전의 설렘과 부담을 함께 안은 이승후도 목표를 높게 잡았다. 그는 “이렇게 큰 대회는 처음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나왔으니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흘린 땀과 눈물을 생각하며 결승까지 가보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무함마드 알 임란을 꼭 이겨보고 싶은 상대로 꼽으며 “그동안 큰 점수 차로 졌다. 그 선수에게는 한 세트라도 꼭 따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인연은 이승후가 중학교 2학년이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에서 같은 코치에게 배우며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태극마크를 달고 복식 파트너로 섰다. 이승후는 “처음에는 형처럼 배드민턴을 잘하는 선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국가대표에 올라와 파트너로 만나 기쁘다”며 “운동할 때는 진지하고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평소에는 친형 같은 존재다.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수에게 동생 이승후는 장난스럽게 표현하면 ‘웬수’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쓰이는 후배다. 자신도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국가대표 생활을 시작한 터라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단 동생의 부담을 안다. 그는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로 나서는 게 힘들다는 걸 잘 안다. 잘 이겨내야 나중에도 단단해질 수 있다”며 “처음에는 승후가 실수하고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는데, 선배들이 ‘너도 그랬다. 귀엽게 봐줘라’고 하시더라. 이제는 등을 토닥이며 ‘승후야, 괜찮아. 다시 해보자’고 한다”고 전했다.

 

코트 안에서의 역할도 분명하다. 이승후가 네트 앞에서 헤어핀으로 상대가 셔틀콕을 높이 띄우도록 유도하면, 이정수가 장점인 스매시로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서로의 장점을 살리는 플레이에 형의 다독임까지 더해 호흡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 훈련했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복식 호흡을 충분히 맞추지는 못했다. 이정수는 “솔직히 서로 기대는 안 했다. 좋은 선배들이 복식조에 출전할 거라 예상하고, 훈련도 많이 하지 못했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어제 복식에서 한 번 이기고 자신감이 올랐다. 서로 ‘해보자,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승후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실전형이다.’ 연습 때는 안 되는데 시합에 나오면 잘한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더라”며 웃었다.

 

강행군에도 두 선수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4년 동안 함께해 온 만큼 격의 없는 농담도 오갔다. 동생 이승후가 “목표를 크게 잡으라는 말이 있듯이, 내 목표는 2관왕이다”라고 당차게 말하자, 형 이정수는 “2관왕이면 저한테 잘하라는 말이죠?”라고 받아치며 웃었다. 단식 우승에 복식 금메달까지 보태려면 형도 힘을 내야 한다는 뜻. 2관왕을 노리는 ‘이정후 듀오’의 유쾌한 도전이 막을 올렸다.

 

나고야=공동취재단



나고야=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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