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만 끼치지 말자’던 첫 가을부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선발투수 아담 올러의 호투를 이끌고, 상대의 빠른 발까지 묶었다. 방망이로는 적시 2루타까지. 공수서 두루 존재감을 뽐낸 KIA 포수 한준수 얘기다.
KIA는 18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LG와의 2026 신한 SOL KBO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2차전에서 6-3으로 이겼다. 안방에서 2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PO) 진출까지 단 1승만 남겼다. 7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한준수는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범호 KIA 감독의 선택이 적중했다. 전날 1차전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과 호흡을 맞춘 김태군 대신 한준수에게 안방을 맡겼다. 올러와의 궁합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올러는 올해 정규리그서 한준수와 110⅔이닝을 함께했다. 김태군과 호흡을 맞춘 67⅓이닝보다 훨씬 많다.
이 감독은 “LG전 성적을 보니 한준수와 할 때 훨씬 좋았다. 심리적으로도 도움이 될까 해서 선발로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결과도 좋았다. 올러는 비바람이 오락가락한 악조건 속에서도 6이닝 6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빚어냈다. 한준수는 “올러가 리드대로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며 공을 돌렸다.
안방마님의 재치도 번뜩였다. 5-1로 앞선 3회 초 2사 1·2루, 한준수는 1루서 리드를 크게 잡은 박해민을 놓치지 않았다. 1루수 해럴드 카스트로와 사인을 주고받은 뒤 재빨리 견제구를 던졌고, 카스트로가 태그 아웃시키며 이닝을 끝냈다. 추가 실점의 불씨를 끈 순간이었다. 한준수는 “카스트로가 사인을 보냈고, 알아챌 수 있었다. 한 번에 플레이가 잘 이뤄졌다”고 웃었다.
공격에서도 한몫했다. 1회 말 KIA가 4-0으로 앞선 1사 2루에서 임찬규를 상대로 중견수 뒤쪽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날렸다. 5득점 빅이닝을 완성한 한 방이었다. 정규리그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1, OPS(출루율+장타율) 0.822를 써낸 그의 타격 능력은 가을에도 빛을 발했다.
사실 한준수에겐 모든 게 낯설었다. 2024년 한국시리즈(KS) 우승 당시엔 한 경기도 포수 마스크를 쓰지 못했다. 처음 선발로 나선 가을 무대에 대해 그는 “정말 많이 떨렸다. 팀에 민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타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하려 했지만 뜻밖의 타점까지 챙겼다. “앞선 타자들이 만든 좋은 흐름을 이어가려고 했는데 운 좋게 2루타가 됐다”며 미소 지었다.
첫 가을의 긴장감을 떨쳐냈다. 이제 한준수의 시선은 20일 열리는 잠실에서 열리는 시리즈 3차전으로 향한다. 망설임 없이 “꼭 잠실에서 이기고 끝내보겠다”며 당찬 각오를 띄웠다.
광주=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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