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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기록 좇다 선 넘은 승부욕… 빈볼-배트 투척에 얼룩진 스포츠맨십

입력 : 2026-10-12 11:56:47 수정 : 2026-10-12 18: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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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제공
사진=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제공

 

승부욕은 선수를 정상으로 이끄는 힘이다. 그러나 도를 넘는 순간, 되레 자신을 베는 칼날이 되기도 한다. 프로야구 정규리그 1·2위를 확정한 KT와 삼성의 맞대결이 그랬다.

 

빈볼 투구에 배트 투척까지 잇따르며 승부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오른 KT 외야수 최원준은 공개 사과까지 했다.

 

최원준이 경기 도중 배트와 보호장비를 거칠게 던진 일에 대해 올린 사과문이 12일 알려졌다. 아내의 SNS를 통해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이었으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저의 명백한 잘못입니다”라고 밝힌 것. 장비를 챙기러 나왔던 볼보이 등 불편을 겪은 당사자들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전하며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발단은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서 열린 경기였다. KT는 정규리그 우승을, 삼성은 2위를 확정한 바 있다. 하지만 승부에 쏟을 힘까지 빠진 건 아니었다. 선수들에게는 아직 이루지 못한 개인 기록이 남아 있었다.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경기 전까지 23경기서 9승2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 중이었다. 승리하면 2023년 KBO리그 데뷔 이후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할 수 있었다. 여기에 승률도 0.833으로 높여 최민석(두산·0.737)을 제치고 승률왕까지 노리는 상황이었다. 당시 최원준 역시 204안타로 최다 안타 선두 빅터 레이예스(롯데·205안타)를 1개 차로 추격하고 있었다.

 

사진=OTT 서비스 티빙 캡처
사진=OTT 서비스 티빙 캡처

 

분위기가 거칠어진 건 2회 초부터다. 후라도는 샘 힐리어드에게 동점 솔로포를 내준 뒤 김상수와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두 타구 모두 절묘하게 수비 사이를 빠져나갔다. 이어 한승택의 기습적인 스퀴즈 번트로 1-2 역전까지 허용했다.

 

공교롭게도 이어진 2사 2루, 후라도가 장준원에게 던진 첫 두 공이 잇달아 몸쪽으로 향했다. 초구는 시속 148㎞ 직구였고, 2구째 시속 146㎞ 직구는 타자의 등 뒤로 크게 벗어났다. 여기에 후라도가 한층 상기된 표정과 함께 KT 더그아웃을 바라보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결국 김태완 주심이 빈볼성 투구에 대한 경고를 내렸고, 이강철 KT 감독도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항의했다.

 

3회 초엔 안타가 절실했던 최원준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후라도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고 1루로 향하며 배트를 패대기쳤다. 장갑과 보호장비도 볼보이에게 던지듯 건넸다.

 

사진=OTT 서비스 티빙 캡처
사진=OTT 서비스 티빙 캡처

 

삼성 포수 강민호가 이름을 여러 차례 불렀지만 최원준은 반응 없이 1루로 향했다. 1루수 류지혁이 다독였지만 불편한 기색은 가시지 않은 듯했다. 후라도의 견제구도 잇따르며 긴장감이 이어졌다. KT 주장 장성우가 공수교대 뒤 야수들을 불러 모은 배경이다. “자기 기록 채우려고 기어 나왔나. 행동 똑바로 하라”며 쓴소리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후 최원준은 더그아웃서 장성우와 대화하다 눈물을 보였다.

 

상대는 개인 기록을 채워주기 위한 들러리가 아니다. 원하는 결과는 감정이 아닌 실력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KT는 12-3으로 이겼지만, 두 선수는 웃지 못했다. 후라도는 4이닝 6실점으로 노리던 이정표를 모두 놓쳤고, 최원준은 9회에야 유일한 안타를 쳤다.

 

정규리그 상단을 차지한 두 팀은 한국시리즈서 다시 마주할 수도 있다. 다만 이 이름값이 무색하게도, 이날의 맞대결은 스포츠맨십이 흔들린 장면들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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