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외동아들이 강아지를 좋아해요. 반려견 입양을 고민하고 있는데 마침 관련 행사가 있다고 해서 아들과 같이 왔어요.”
10월4일 법정기념일 ‘동물보호의 날’를 기념하는 팝업 행사장이 화제다. 오는 5일까지 서울 성동구 연무장로에 마련된 ‘1004 빌리지’로,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관련 정책을 주로 수행하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는 정부 행사다. 개막일인 2일 자녀와 함께 팝업을 찾은 김나연 씨는 “동물도 함께 행복한 세상을 위해 나라가 노력하고 있다는 걸 실감했고, 특히 국가봉사동물과 유기동물 입양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서 제1회 동물보호의날 행사를 치른 농식품부는 올해 제2회 행사는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핫플인 성수동에서 팝업을 열었다. 첫날부터 반려가족과 펫 산업 종사자 외 일반 행인들이 행사장의 강아지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입장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개막식에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전 세계에서 동물보호의 날을 정부 기념일로 제정한 국가는 우리나라 뿐”이라고 자부심을 보이며 “반려동물·국가봉사동물·축산동물의 복지 등의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을 팝업에서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10월4일이라는 날짜와 천사 같은 따듯한 마음을 동물에게 전한다는 의미를 담은 1004 빌리지는 2층 건물과 잔디 마당을 하나의 마을처럼 꾸민 곳이다. 빌리지 입구에 들어서면 우선 다운타운(도심) 개념의 마당에서 국가봉사견 출신 개들을 만날 수 있다.
농림축산 검역본부의 검역탐지견 델타·퓨리, 경찰청의 폭발물탐지견 루카·파이크와 인명구조견 존, 소방재난본부 119특수구조단의 인명구조견 태양, 국토교통부 철도경찰대의 보안검색견 보리로, 최근 은퇴 후 일반 가정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마당을 지나 건물에 들어서면 1004 빌리지 전입 신고 개념으로 ‘1004 펫비티아이(Pet-bti)’ 테스트를 받게 된다. 15개 질문에 대한 응답을 바탕으로 반려동물을 돌볼 환경과 자격을 갖췄는지 볼 수 있다. mbti 콘셉트의 결과지를 받으면서 가상의 반려동물을 입양하게 되는데 이 펫은 ‘1004 메타파크’에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1004 전시관’에서는 올해 대국민 동물복지 사진 공모전과 어린이 동물복지 그림 공모전 입상작을 감상할 수 있다.
2층의 ‘1004 치안센터’는 유기동물 발생 및 발견 시 대처법을 다트게임으로 배울 수 있고, ‘1004 아파트’에서는 공공주거공간에서 공존을 위한 펫티켓 공유에 더해 국가자격증인 반려동물행동지도사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반려동물행동지도사는 응시자 본인의 반려동물로 등록된 반려견이 없으면 실기시험을 응시할 수 없다고 한다.
반려동물의 건강상 응급상황 대처법과 약 먹이는 법 등을 배울 수 있는 ‘1004 건강센터’를 지나면, 반려동물 완전사료 정책과 동물복지에 집중해서 키우는 닭이 낳는 복지계란에 대해 알 수 있는 ‘1004 행복마트’가 나온다.
산책 중인 반려견의 눈높이에서 보이는 세상을 가상현실(VR)로 간접 경험하는 ‘1004 놀이터’, 발구르기로 유기동물 보호소에 사료를 기부하는 ‘1004 기부센터’도 있다. 1004 기부센터는 펫푸드 기업 로얄캐닌코리아가 정부와 뜻을 모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코스를 다 거친 뒤 ‘1004 시험장’에서 빌리지에 관한 시험문제를 풀게 되는데 통과를 하면 마침내 명예시민증서를 받는다. 체험형 프로그램에서 주어지는 스탬프를 모두 찍어도 소정의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끝으로 ‘1004 입양 안내소’와 ‘1004 입양 상담존’에서는 경기도의 반려동물문화복합센터 반려마루 여주와 서울 강동리본센터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의 입양에 대한 정보를 듣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실제 해당 보호소에서 지내는 강아지들이 일부 함께하며 예비 반려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날 1004 빌리지를 찾은 8살 황규현 군은 “강아지 응급처치법이 가장 기억에 남고 탐지견을 직접 쓰다듬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나연 씨도 “외동아들이라 더더욱 아이가 동물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길 바랐다”고 전했다.
반려견 ‘군밤’이와 행사장을 방문한 이재나 씨는 “7년째 군밤이와 지내면서 반려동물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다”며 “이런 행사도 좋지만 정부에서 동물 관련 법과 제도를 잘 손봐주길 바란다. 법적인 의미에서 반려동물이 더 이상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받아들여지고 동물학대자에 대한 처벌도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최근 동물 복지에 관한 법이 입법 과정에 들어갔다”며 “동물 복지 실천을 위한 기초를 잘 다지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가리키는 것으로, 동물학대자에 대한 1년 이상 5년 이하 동물사육금지명령 도입, 반려동물 방임 등 사육.관리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강화, 신종펫숍의 보호소 관련 명칭 사용 제한, 입양 동물의 중성화 수술 지원 근거 마련, 동물학대 영상 게시에 대한 처벌 강화, 봉사동물과 은퇴 봉사동물의 지원 등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는 국가봉사동물 대상 의료업무협약 체결(강원대·충북대·충남대·전남대), 유기동물센터 사료 기부 계약 체결(로얄캐닌코리아·반려마루여주·강동리본센터), 기업인 등에 대한 동물복지실천 포상(네츄럴코어 송주미 이사·김재영 국경없는수의사회 대표·김란영 제주비건 대표 등)도 이뤄졌다.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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