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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철 원장의 신경백서] 자율신경치료, 2026년 글로벌 임상 연구로 살펴보니

입력 : 2026-09-14 11:08:50 수정 : 2026-09-14 11: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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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신경외과와 연세오상병원은 자율신경 문제를 전문적으로 진료하기 위해 기존의 교과서적인 약물치료와 함께 다양한 비약물치료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치료법을 도입하고 적용하는 기준은 기존 임상 연구입니다. 최근 우리 병원에서 시행하는 치료와 관련된 글로벌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돼 주요 내용과 임상적 의미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자율신경기능장애는 불안, 두근거림, 우울, 만성피로, 수면장애, 소화장애, 브레인포그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치료가 쉽지 않은 질환군 가운데 하나입니다.

 

교과서적으로는 증상에 따른 보완적 약물치료가 권장됩니다. 그러나 실제 환자 중에는 약물치료의 한계나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비약물치료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과도하게 활성화된 교감신경을 직접 조절하거나 뇌의 자율신경 조절망에 영향을 주는 신경조절치료가 새로운 연구 분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 들어 성상신경차단술(stellate ganglion block·SGB)과 뇌에 시행하는 물리치료의 일종인 경두개자기자극술(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TMS)이 자율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들이 잇따라 발표됐습니다.

◆SGB, 실제 교감신경 과항진 줄일 수 있을까

 

성상신경절은 목 부위에 위치한 교감신경절입니다. 머리와 목, 상지뿐 아니라 심혈관계와 전신의 교감신경 반응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SGB는 이 부위에 국소마취제를 주입해 교감신경 신호를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시술입니다. 지난해 4월 국제학술지 신경외상 저널(Journal of Neurotrauma)에는 SGB가 심한 교감신경 과항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발표됐습니다.

 

연구진은 후천성 뇌손상 이후 발작성 교감신경 과항진이 발생한 환자 80명을 무작위로 나눠 기존 치료만 시행한 군과 기존 치료에 초음파 유도 우측 SGB를 추가한 군을 비교했습니다.

 

연구진은 증상 변화뿐 아니라 발작의 중증도와 지속시간을 평가했습니다. 혈중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 코르티솔 농도도 함께 측정했습니다. 환자가 편안해졌다고 느끼는 정도뿐 아니라 교감신경계 활성과 관련된 객관적 생체지표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 결과 SGB를 받은 군에서는 교감신경 과항진 발작의 강도와 지속시간이 감소했습니다. 혈중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 코르티솔 수치도 더 낮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우측 SGB가 급성 발작성 교감신경 과항진의 중증도와 지속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일반적인 자율신경기능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후천성 뇌손상 이후 발작성 교감신경 과항진이 나타난 환자가 연구 대상이었습니다. 연구 결과를 일반적인 자율신경기능장애 치료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SGB가 실제 사람의 교감신경 과항진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롱코비드 자율신경장애에서도 SGB 연구 축적

 

SGB는 롱코비드(Long COVID) 이후 발생하는 자율신경장애에서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국제학술지 ‘최신 통증·두통 보고(Current Pain and Headache Reports)’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에서는 롱코비드 환자에게 SGB를 시행한 기존 임상 연구들을 종합해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총 7개의 대규모 임상 연구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연구에 포함된 환자들이 호소한 증상은 일반적인 자율신경기능장애 증상과 상당 부분 겹쳤습니다.

 

분석된 연구에서 SGB 시행 후 개선이 보고된 비율은 자율신경기능장애 76.7%, 수면장애 72.2%, 브레인포그 71.6%, 어지럼증 70%, 피로 69.8%였습니다.

 

그러나 이 결과를 그대로 치료 효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상당수 결과가 환자의 주관적 보고에 의존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연구진도 SGB를 유망한 치료 후보로 평가하면서 더 큰 규모의 무작위 대조시험과 장기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현재 근거는 SGB가 롱코비드나 일반적인 자율신경기능장애를 치료한다고 단정할 단계가 아닙니다. 교감신경 과항진이 주요 병태생리로 작용하는 일부 환자군에서 치료 가능성을 연구하는 단계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TMS, 뇌 속 중추자율신경망 조절할 수 있을까

 

자율신경 치료의 또 다른 연구 방향은 뇌입니다. 사람의 자율신경계는 말초의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만으로 조절되지 않습니다.

 

전전두엽과 섬엽, 전대상피질, 시상하부, 뇌간 등 여러 영역이 연결된 중추자율신경망(central autonomic network·CAN)이 심박수와 혈압, 호흡, 스트레스 반응 같은 자율신경 기능을 통합적으로 조절합니다.

 

2026년 7월 국제학술지 ‘정동장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는 반복적 경두개자기자극술(repetitive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rTMS)이 CAN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TMS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fMRI)을 동시에 이용해 관찰한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이 연구는 우울증 증상의 개선 여부보다 TMS 자극이 뇌의 자율신경망과 심장 사이의 연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연구 결과 TMS 자극 중 우측 후방 섬엽의 혈중산소농도의존(blood oxygen level-dependent·BOLD) 신호와 심박변이도(heart rate variability·HRV)의 연관성이 증가했습니다. 후방 섬엽과 중뇌 사이의 기능적 연결성과 HRV의 연계도 증가했습니다.

 

연구진은 저주파 rTMS가 CAN과 심장 사이의 연결에 급성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TMS가 뇌의 자율신경 조절 회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입니다. 다만 영향을 준다는 사실만으로 TMS를 자율신경기능장애 치료법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이릅니다.

 

◆TMS 후 HRV와 동공반응까지 측정

 

같은 해 국제학술지 ‘전기경련치료 저널(Journal of ECT)’에도 자율신경과 TMS의 관계를 직접 평가한 무작위 가짜자극 대조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샤르마 연구팀은 주요우울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간헐적 세타돌발자극(intermittent theta-burst stimulation·iTBS)을 시행하면서 HRV와 동공빛반사(pupillary light reflex·PLR)를 측정했습니다. PLR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영향을 모두 받기 때문에 자율신경 기능을 평가하는 객관적 생리 지표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연구는 규모가 작은 탐색적 연구였습니다. TMS 치료를 평가할 때 우울이나 불안 같은 주관적 증상뿐 아니라 HRV와 PLR 같은 자율신경 지표를 함께 측정하려는 연구 방향을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TMS의 자율신경 효과, 아직 근거 충분하지 않아

 

2026년 국제학술지 ‘자율신경과학(Autonomic Neuroscience)’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meta-analysis)은 이러한 기대에 중요한 균형점을 제시합니다.

 

연구진은 경두개직류자극(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tDCS), TMS, 경피적 미주신경자극(transcutaneous vagus nerve stimulation·tVNS) 등 비침습적 신경조절치료가 HRV와 교감·부교감신경 균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무작위 대조시험을 분석했습니다.

 

총 13개 무작위 대조시험이 포함됐지만 이 가운데 TMS를 이용한 연구는 2편뿐이었습니다. 자극 위치와 빈도, 강도, 치료기간도 연구마다 크게 달랐습니다.

 

연구진은 비침습적 뇌자극이 자율신경 기능을 변화시킬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근거가 제한적이고 연구 간 이질성도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특정 TMS 방식이 HRV나 자율신경기능장애를 안정적으로 개선한다고 결론 내리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자율신경 치료, 말초와 중추 함께 살펴야

 

2026년 발표된 연구들을 종합하면 자율신경 치료의 새로운 방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SGB가 말초 교감신경의 과도한 활성을 직접 낮추는 접근이라면 TMS는 뇌가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신경망을 변화시키려는 접근입니다. 같은 자율신경 문제를 다루더라도 치료가 작용하는 위치와 접근법은 서로 다릅니다.

 

SGB와 TMS를 함께 시행하면 일반적인 자율신경기능장애 환자의 치료 결과가 좋아질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두 치료의 병용 효과를 확인한 대규모의 체계적인 임상시험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연구는 자율신경기능장애를 스트레스로 인해 교감신경이 상승한 상태로만 보지 않습니다. 말초 교감신경계와 중추자율신경망이 함께 관여하는 신경조절 질환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흐름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앞으로는 환자의 증상뿐 아니라 HRV와 기립 시 심박수·혈압 변화, 자율신경 증상 평가척도(Composite Autonomic Symptom Score-31·COMPASS-31)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환자에게 말초 교감신경 조절이 필요한지, 어떤 환자에게 중추신경 조절이나 재활이 필요한지를 구분하는 연구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글=오민철 오상신경외과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정리=정희원 기자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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